20학번 새내기들은 입학 첫 학기부터 온라인 개강을 맞이했다. 동기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도, 캠퍼스를 거닐 수도 없었던 새내기들. 신입생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학생상담센터는 4월 이화힐링그룹 콘텐츠 공모전을 진행했다. 이화힐링그룹은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는 이화인들의 모임으로, 학생상담센터에서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공모전에서 선발된 6팀과 기존에 활동하던 2팀을 포함한 8팀이 이화인을 위로하는 힐링콘텐츠 및 모임을 만들어 운영한다. 이들 중 ‘벗들의 꽃카방’, ‘코로나 퇴치운동 빙고 챌린지’, ‘벗스토랑’을 운영하는 이화인들을 만나봤다. 

 

꽃으로 힐링하고 가세요, '벗들의 꽃카방'

조유진씨가 교내 커뮤니티에 올린 꽃꽂이 사진. 출처=벗들의 꽃카방
조유진씨가 교내 커뮤니티에 올린 꽃꽂이 사진. 출처=벗들의 꽃카방

“금요일 오전 10시 양재 꽃시장에서 같이 꽃 사실 분 있을까요?”

조유진(사교⋅17)씨가 만든 ‘벗들의 꽃카방(꽃카방)’에 올라온 메시지다. 꽃카방은 꽃 공동구매가 주목적인 카카오톡(KakaoTalk) 오픈채팅방(오카방)이다. 현재(7일 기준) 꽃카방에는 약 270명의 이화인이 함께 하고 있다. 꽃꽂이를 취미로 가진 이화인들은 오카방에서 꽃을 사서 나누거나 꽃에 대한 정보 및 사진을 공유한다.

조씨는 지난 1학기 우연히 방문한 꽃시장에서 꽃꽂이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꽃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다만 10송이씩 묶어서 파는 경우가 많아 여러 종류의 꽃을 사서 나눌 사람이 필요했다. 조씨는 본교 커뮤니티에 직접 만든 꽃꽂이 사진과 함께 같이 꽃을 구매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여기에 현재 꽃카방의 부방장인 성재이(컴공⋅17)씨가 댓글을 달며 두 사람은 꽃카방을 시작하게 됐다.

꽃 공동구매에는 보통 3~5명이 참여한다. 참여하고 싶은 인원이 모여 꽃시장에 방문한 후 꽃을 사서 나누는 방식이다. 금전 거래가 이뤄지기에 꽃카방은 실명 사용이 원칙이다. 이외에도 꽃 나눔 및 벼룩, 정보 교환도 이뤄진다. 꽃시장을 추천해주거나 꽃 관리 방법을 서로에게 물어보고 알려준다.

조씨는 꽃카방이 많은 학생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해 이화힐링그룹 공모전에 지원했다. 우수상을 받은 꽃카방은 9월16일~29일 학생상담센터가 진행한 온라인 정신 상담주간에서 ‘꽃냥이 꽃멍이 선발대회’와 ‘나만의 꽃 배경화면 공모전’을 열었다.

 

제2회 꽃냥이 꽃멍이 선발대회 출품작. 출처=벗들의꽃카방
제2회 꽃냥이 꽃멍이 선발대회 출품작. 출처=벗들의꽃카방

‘꽃냥이 꽃멍이 선발대회’는 꽃과 함께 나온 고양이와 강아지 사진을 꽃카방에 올리는 대회다. 5월 조씨가 열었던 제1회 선발대회에 이어 8일 제2회를 개최했다. 제1회 는 조씨가 개인적으로 기획한 이벤트였다. 조씨는 “꽃카방을 활성화하기 위해 생각한 이벤트였다”며 “강아지와 고양이가 꽃과 함께 있으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전했다. 조씨는 사비를 들여 상품을 준비하려 했지만 꽃카방에 있는 다른 이화인들이 상품을 협찬했다. 협찬으로 강아지 부문 3명, 고양이 부문 3명이 상품을 받으며 즐겁게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제1회 대회의 경우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선발했지만, 제2회는 15명 선착순 선발로 변경했다. 재학생에게만 상품 지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었다. ‘나만의 꽃 배경화면 공모전’은 힐링문구를 적은 꽃 배경 화면을 만들어 공유하는 이벤트로 역시 선착순으로 진행됐다.

두 학기 동안의 비대면 강의로 인해 많이 지쳤던 이혜연(초교⋅20)씨는 이번 이벤트들로부터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이씨는 “다른 벗들이 보내준 예쁜 풍경과 글귀들, 그리고 귀여운 반려동물들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서로의 사진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그것을 한 공간에서 나눌 수 있어 ‘힐링’의 효과가 배가 됐다”며 “‘제 3회 꽃냥이 꽃멍이 선발대회’도 시행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씨는 자신의 취미를 위해 시작한 꽃카방이 모두에게 위로가 돼 기쁘다고 전했다. 그는 “다른 분들이 ‘사진만 봐도 힐링이 돼요’, ‘쉬는 시간에 보고 있는데 정말 좋아요’같은 코멘트를 남겨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씨는 학생들에게 꽃을 통한 힐링을 권유했다. “꽃과 함께 새로운 취미를 가져보시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꽃카방 들어오셔서 다른 벗들과 함께 꽃라이프 즐겨봐요.”

 

내 몸이 좋아진다 좋아진다 좋아진다,

‘코로나 퇴치운동 빙고 챌린지’

출처=코로나 퇴치운동 빙고 챌린지 인스타그램 캡처
출처=코로나 퇴치운동 빙고 챌린지 인스타그램 캡처

1. 자유롭게 하고 싶은 운동을 적어 나만의 빙고판을 만든다.

2. 약 한 달 동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3. 본인의 운동 인증 사진을 단체 카카오톡방(단톡방)에 올린다.

코로나 퇴치운동 빙고 챌린지(운동 빙고 챌린지) 참여 방법이다. 코로나19를 퇴치하기 위해 운동을 하자는 ‘운동 빙고 챌린지’는 박세미(호크마⋅20)씨가 기획한 활동이다.

박씨는 1학기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를 겪었다. 입학은 했지만, 학교에 가지 못했고 사람들도 만나지 못했다. 학업 성적까지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자 무기력함을 느꼈다. 그러던 차 SNS에서 유행하던 빙고 챌린지들을 봤고, 같이 운동을 하며 빙고 판을 채우는 챌린지를 만들어보자고 마음먹었다.

운동 빙고 챌린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운동을 빙고판에 적어 하나하나 이룰 때마다 동그라미를 치는 빙고 게임처럼 진행된다. 각자가 실천한 운동을 단톡방에 인증하며 같이 운동하면 된다. 박씨는 “저 역시 운동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라며 “스스로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다는 생각에 변화하고 싶어 챌린지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현재 오카방에는 박씨를 포함한 7명의 이화인이 참여 하고 있다. 박씨는 생각보다 저조한 참여율에 처음엔 실망했다. 기획과 운영을 혼자 해 부담이 큰 데다 참가 인원마저 잘 모이지 않아 심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힐링그룹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담당 선생님과의 통화를 통해 마음을 다잡았다. 박씨는 “몇 명이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해가는지가 중요하다는 조언을 듣고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온라인 소통이 목적인 해당 오카방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도 괜찮다. 신체가 보이지 않는 운동 코스 캡처 사진 등 날짜가 적힌 인증 사진을 올리면 된다. 참여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박씨가 정한 방법이다. 보통 사진을 올리며 ‘오늘 운동한 기록입니다’, ‘오늘은 줄넘기를 했습니다’ 등의 메시지를 남긴다.

서로 운동 정보를 교류하기도 한다. 박씨는 “최근 필라테스를 하는 참가자에게 다른 분이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처음 기획한 대로 서로 대화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장이 만들어져 좋다”고 전했다.

챌린지는 매달 1회, 2학기 동안 4회 진행된다. 동기부여를 위해 한 회차가 끝나면 빙고판 세 줄 달성 등 특정 목표를 달성한 학생들에게 추첨으로 기프티콘을 증정한다. 온라인 만남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그룹이기에 만나서 운동을 하는 등 오프라인 모임은 이뤄지지 않는다. 박씨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면 만남은 지양한다”고 전했다.

박씨는 운동 챌린지를 통해 더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전했다.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일단 움직여라’는 해답을 얻게 됐어요. 1학기 때는 무작정 ‘되는 게 없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면, 지금은 ‘왜 그럴까’하며 그 원인을 생각하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게 됐죠.”

 

함께 만들어가는 온라인 레스토랑, ‘벗스토랑’

벗스토랑의 FOTD(Food Of The Day) 선발작. 출처=벗스토랑 인스타그램 캡처
벗스토랑의 FOTD(Food Of The Day) 선발작. 출처=벗스토랑 인스타그램 캡처

‘벗스토랑’은 본교 학생들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 ‘벗’과 ‘레스토랑(Restaurant)’을 합친 단어다. 이는 이지윤(환경⋅17)씨, 이선민(융합보건⋅18)씨, 하길란(호크마⋅20)씨가 함께 만든 이화힐링그룹으로, 음식을 주제로 소통하는 프로젝트다. 이들은 벗스토랑의 공식 인스타그램(Instagram) 계정을 통해 활동한다.

벗스토랑은 식생활에 대한 정보 제공과 소통을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하고자 한다. 이지윤씨는 “코로나로 인해 집에만 있는 학생들에게 위로를 주는 콘텐츠가 되고 싶다”며 “‘다른 사람들은 뭘 먹지’라는 궁금증을 풀어주는 소소한 재미를 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데엔 이지윤씨의 경험이 큰 영향을 줬다. 지난 3월 독일에서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를 경험한 이지윤씨는 음식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큰 위 로가 됨을 느꼈다. 이씨는 먹방 영상을 시청하며 혼자 식사하는 외로움을 달랬다. 또한 달고나 커피 등 각종 음식 만들기 챌린지가 유행하는 현상을 보며 음식이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함을 견디게 해주는 유익한 콘텐츠라는 점을 느꼈다. 이에 이씨는 서로의 먹는 일상을 공유하면서 음식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벗스토랑을 떠올리게 됐다.

벗스토랑 팀은 ‘FOTD 선발전’, ‘자주 먹는 음식 랭킹화’, ‘학교 주변 맛집 소개’, ‘먹잘알 벗들의 레시피 소개’ 등 4가지 콘텐츠를 준비했다.

벗스토랑의 FOTD(Food Of The Day) 선발작. 출처=벗스토랑 인스타그램 캡처
벗스토랑의 FOTD(Food Of The Day) 선발작. 출처=벗스토랑 인스타그램 캡처

벗스토랑 팀은 온라인정신주간 동안 ‘FOTD 선발전’ 과 ‘자주 먹는 음식 랭킹화’를 진행했다. FOTD는 오늘의 음식을 의미하는 ‘Food Of The Day’의 줄임말로, 그 날의 기분, 상황, 날씨에 맞는 음식을 일컫는 신조어다. 인스타그램에 FOTD 음식 혹은 해당 음식의 조리법을 벗스토랑 해시태그(#FOTD_beotstaurant)와 함께 피드에 게시하면 된다. 이들은 잘 쓴 게시글 10개를 뽑아 벗스토랑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했다. 학생들은 서로가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벗스토랑 계정에 올라온 사진으로 알 수 있다.

‘자주 먹는 음식 랭킹화’의 경우, 빙고 게임을 통해 음식 랭킹을 매겼다. 벗스토랑팀은여러 음식을 적은 빙고판을 인스타그램 계정과 본교 커뮤니티 이화이언 (ewhaian.com),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 게시했다. 참여자들은 이 빙고판에서 본인이 9월에 먹은 음식을 동그라미 쳐 인스타그램에 벗스토랑 계정(@ewha_ beotstaurant)을 태그한 뒤 올린다. 9월 사람들이 자주 먹은 음식 1위에는 떡볶이와 치킨, 2위는 샐러드와 라면, 3위는 김밥, 샌드위치, 튀김이 차지했다.

‘학교 주변 맛집 소개’와 ‘먹잘알 벗들의 레시피 소개’ 콘텐츠는 아직 준비 중이다. 본교 주변 맛집을 소개하고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하는 정보성 콘텐츠로, 곧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올 예정이다. 이씨는 “벗스토랑이 더 성장하게 된다면 학교 앞 상권에 대한 리뷰와 추천을 통해 무너져가는 이대 상권이 살아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씨는 마지막으로 “에브리타임의 ‘벗들의 맛집’ 게시 판의 단점을 보완해 발전된 정보를 전해주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며 “벗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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