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대강당 전경. 이다현 기자 9421d@ewhain.net
본교 본관 전경. 이다현 기자 9421d@ewhain.net

본지는 11월 총장 선거를 앞두고 해결되길 바라는 학교 현안을 알아보기 위해 학내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교수진과 강사, 교직원 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 교직원 약 290명에게 이메일을 보내 인터뷰 참여 의사를 물었다.

본지 패널단 ‘학보메이트’와 교내 커뮤니티를 통해 재학생 및 졸업생의 의견도 들어봤다. 학내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고자 공공운수노동조합에도 연락했다. 동창회에 인터뷰 요청을 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들 중 16명이 인터뷰에 응했다. 교수 3명, 교직원 1명, 학생 8명, 노동자 4명의 의견을 통해 차기 총장이 해결해줬으면 하는 학내 현안을 들어봤다.

 

대외이미지 개선,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대응 시급

학생과 교수 응답자 모두 본교가 해결해야 할 중요 현안으로 ‘대외이미지 개선’을 꼽았다. 사회과학대학장 박정수 교수(행정학과)는 ‘위상 제고’가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답했다. 그는 “(차기 총장이) 4년간 펼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4년 후 비로소 위상이 올라갈 것”이라며 장기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학생들이 뽑은 본교의 현안 1순위 역시 ‘대외이미지 제고’였다. 제52대 총학생회 이모션(Emotion)이 1학기 진행한 교육공동행동 ‘총장의 이화인 요구안 달성 등급’ 결과에 따르면 ‘차기 총장의 공약 중 가장 반영돼야 할 것은?’이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약 30%(1434명 중 428명)가 ‘악성게시물 대응 등 대외이미지 개선’을 꼽았다.

이유진(19)씨도 대외이미지 개선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답했다. 이씨는 “학생들이 악성 게시물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학교 공부, 취업 준비 같은 다른 중요한 활동에 쏟을 에너지를 뺏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의 대외이미지가 좋아야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에 더 가까워지고 본교에 좋은 인재 영입이 유지된다”며 본교가 악성 게시물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를 강조했다.

ㅁ(경제·19)씨 역시 “입시학원에서 학교 입시결과(입결)를 기재할 때 이대의 위치를 잘못 적는 경우가 있는 걸로 안다”며 “악성 댓글에도 강경대응이 필요하지만 입시학원의 입결표 등 공식적 문서의 경우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바로 잡아줘야 한다”고 전했다.

ㄴ(사회·20년졸)씨는 “입학 성적에 비해 입결이 낮게 평가되는 문제는 현 총장 전부터 화두였다”며 “외부에 입결 및 학생들의 성과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덧붙여 “학교 이미지는 졸업하고 보니 더욱 피부로 와닿는 문제”라며 “학교와 학생들의 진가가 묻히지 않게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육 환경 개선, 고시 지원부터 비대면 수업 시스템 구축 필요

응답자들이 꼽은 두 번째 현안은 ‘학생을 위한 교육 환경 개선’이다. 정경은(독문·19)씨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수업 방식에 있어 보완할 부분이 늘었다”며 “학생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수업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경(커미·18)씨는 교육 환경 개선 중에서도 ‘각종 시험 지원’이 시급하다고 했다. 김씨는 “아직 학교의 시험 지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문직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학교 차원에서 고시 등 각종 시험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지원이 “실질적인 아웃풋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 역시 같은 입장이다. 그는 교육 환경 개선이 선순환을 이룬다고 본다. 그는 “각종 고시지원을 늘리는 등 교육 환경의 개선이 결국 학교의 ‘위상’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본교 계약직원 ㄱ(32)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 근무, 인터넷 강의 등 언택트(Untact) 시대가 도래했다”며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강의, 업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기 보다 변화의 선봉장으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족한 연구 지원, 대학 평가 하락으로 이어져

‘부족한 연구 지원’ 역시 해결되길 바라는 문제다. 연구는 대학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박 교수는 연구 중심을 포기하고는 본교가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 지원이 뒷받침 돼야 좋은 교수들을 본교에 유치할 수 있다”며 “그들이 낸 성과를 통해 학교의 위상도 높이고 재정의 확충 역시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두뇌한국 21사업’(BK21) 예비 선정 단계에서 19개 대학이 5개 이상의 교육 연구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본교는 5개 미만이 선정됐다. BK21은 대학원생이 학업과 연구에 전념하도록 연구장학금을 지원하거나 대학원의 교육,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정부 지원 사업이다. 이번 BK21사업을 통해 정부는 7년간 매년 4080억원을 국내 대학에 지원한다. 정부 재정지원은 통상적으로 연구 성과를 포함해 대학평가, 사업계획서 등의 기준으로 결정된다.

의과대학장 한재진 교수(의학과)는 본교 내 ‘연구기관 및 연구단을 위한 전문적인 지원 시스템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학교가 몇몇 교수들의 개인 능력과 성과에만 의지한다”며 “몇 사람들의 인맥으로 만들어진 한 두 개의 연구팀 실적으로는 타학교나 외부 연구기관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연구에 뜻이 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대학의 생태계는 현재 디지털 혁명과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New Normal)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호크마교양대학장 정제영 교수(교육학과)는 “연구 분야 역시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비전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기초 학문 분야에 대한 적극적 지원과 미래 지향적 융합연구 활성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미래 지향적 융합연구’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연구로, 인공지능 기술의 분야별 활용을 예로 들 수 있다.

 

학내 노동자 권리 n년째 제자리 걸음

학내 노동자의 권리 문제 또한 해결되길 바랐다. 학내 미화를 담당하는 공공운수노동조합 서울지부 이대분회(공공운수노조 이대분회) 양미자 분회장(65)은 “동창회관에 있는 휴게실은 본래 습도가 높은 곳이기에 에어컨 설치가 필수”라며 “작년부터 에어컨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달아주지 않아 휴게실에 곰팡이가 슬고 바닥에 물이 고였다”고 말했다.

본교 미화원으로 6년간 근무한 ㄹ(61)씨는 “청소도구, 청소환경 등과 관련해  어려운 점이 많은 상황”이라며 “용역회사 직원이기 때문에 담당부처와 직접 소통할 창구가 없어 청소도구 하나를 요구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이대모임 회원 한가은(중문·15)씨는 “에어컨 설치와 같은 학내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 요구는 너무나도 기본적인 요구”라며 학내 노동자와 뜻을 같이했다.

노동자의 임금 문제도 제기됐다. 그들은 본교에서 10년 넘게 일해도 임금이 최저 임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공공운수노조 이대분회 박인수 경비운영위원은 “임금 인상과 같은 주요 이슈에 대해 본교와 직접적으로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