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대학보입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긴 장마와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가을이 성큼 다가왔네요. 맑고 파란 하늘을 보고 있으니 코로나19로 지친 마음도 달래지는 듯합니다.

코로나19가 모두의 일상을 바꿨듯, 이대학보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취재원과 만나는 일, 기사를 편집하는 일, 신문을 만드는 조판 작업 등 모든 일이 비대면으로 바뀌었죠.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ECC B217호 편집국에는 먼지가 쌓여 갔습니다.

약 7개월째 텅 빈 편집국을 생각하니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이제 이 공간은 필요 없는 걸까.’ 실제 편집국 사무실을 영구 폐쇄한 곳도 있습니다. 연합뉴스 8월14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초의 타블로이드(대중지) ‘뉴스데일리’가 편집국 사무실을 영구 폐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재택근무만으로도 신문 제작에 큰 이상이 없다는 게 이유였죠.

편집국 사무실이 없는 신문사라니. 아직까진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이대학보도 2학기째 재택근무로 신문 제작을 하고 있지만, 실제 물리적인 사무실은 있으니까요. 만약 물리적 공간이 없어진다면 어떨지 생각해봤습니다. 몇몇 순간들이 그리워지더군요.

마감일 새벽을 채우던 기자들의 타자 소리, 마감을 끝내고 나와 맡았던 이른 새벽 공기소소한 순간들이 그리워졌습니다. 또 사람 냄새가 무척 그리워졌습니다. 새벽 작업을 하는 기자들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던 경비원 선생님부터 이대학보 신문을 찾아 편집국 문을 두드리시던 분들까지. 편집국 사무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순간순간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재택근무만으로 신문을 제작하는 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무언가 비어있는 기분이 종종 듭니다. 아마 사람들이 채워주던 따스함이 아닐까요. 소중한 순간들을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라며 여기서 말을 끝맺으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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