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나연 기자 why_eon@ewhain.net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학생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학가 동아리들은 활동을 중단하거나 불투명한 일정 속에 어렵게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동아리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본지는 한 학기 동안 동아리 활동을 이어간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지는 1학기 동아리 활동 여부와 어려움을 듣고자 7월27일~31일 이화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전체 응답자 78명 중 64.1%(50명)가 1학기 동아리 활동을 진행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동아리 활동의 가장 큰 제약에 대한 문항으로는 ▲비대면 활동으로 겪는 불편함 ▲동아리 활동 공간의 제약 ▲계속 바뀌는 동아리 일정 ▲대면 활동으로 겪는 교통 혹은 주거 문제 등이 있다. 그중 비대면 활동으로 겪는 불편함이 30.8%(24명)로 가장 많은 표를 차지했다. 이어 16.7%(13명)는 동아리 활동 공간의 제약을, 6.4%(5명)는 계속 바뀌는 동아리 일정의 어려움을 택했다.

 

전면 중단된 동아리의 새로운 돌파구, 모금 운동

김세린(철학·19)씨는 계속 바뀌는 동아리 일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가 속한 ‘아가뽀뽀’는 입양 대기 아동을 돌보는 중앙 봉사 동아리다. 이들은 매달 홀트 아동복지회 측과 확진자 수 추이를 보며 일정을 조율하고 있지만, 코로나 이후 활동이 무기한 연기됐다. 그는 “아이들이 6개월부터 24개월 이내의 연령대”라며 “현재는 서로의 안전을 위해 활동을 중단했다”고 답했다. 약 3명의 학생들이 하나의 봉사 일정에 참여하는데 아이와 그 가족들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활동은 중단됐지만 아가뽀뽀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기존의 봉사 활동을 연계해 새로운 프로젝트 ‘BABYCHU’ 소모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물리적인 봉사 방식에서 벗어나 텀블벅(Tumblbug)으로 모금을 받고, 수입금을 복지회와 함께 개설한 네이버 해피빈 정기저금통에 기부할 예정이다. 김씨는 “모금을 독려하기 위해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입양 아동에 대한 카드 뉴스를 배포하고, 손거울과 열쇠고리를 제작 중”이라고 답했다. 아가뽀뽀의 모금은 9월 중 시작되며 해피빈 정기저금통은 프로젝트 이후에도 모금 창구로 사용될 계획이다.

 

활동 제약을 극복하고 전시회를 개최한 동아리

사진 연합동아리 ‘인화’ 소속 문소윤(과교·19)씨는 이번 학기 대관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 이후 기존에 이용하던 여러 대학 강의실이 폐쇄돼 스터디를 진행할 사설 기관 대여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는 “회비가 아닌 불참비로 운영되는 동아리지만 코로나19 이후 강제로 모이기 어려워 불참 가능 횟수를 늘렸다”며 “운영 비용이 모이지 않아 더욱 힘들었다”고 전했다. 전시회 대관 역시 그는 “이전까지는 1~2주 동안 탐색 과정을 거쳐 공공기관에서 저렴한 가격에 대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유일하게 대관 가능했던 곳은 이전보다 비싸져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활동 제약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문씨를 비롯한 부원들은 이를 극복 하고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는 부원들의 사비와 끈질긴 전시장 탐색 과정이 있어 가능했다. 문씨는 “일방적인 통보보다 부원들의 의견을 먼저 듣고 불가피하게 돈을 걷어야 하는 상황을 조심스럽게 설득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전시 대관과 관련해 “꼭 전시장이 아니더라도 카페 등 장소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했다”며 “한 달 동안 대관 가능한 곳을 뽑아둔 뒤 20명의 작품이 전부 들어갈 수 있는지, 가격은 적당한지 따져봤다”고 답했다.

전시회는 7월10일~11일 선유도역 어반플 루토에서 개최됐다. ‘취향을 인화하다’는 제목으로 열린 인화의 13번째 전시회는 장내 철저한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 사용 아래 진행됐다. 전시회에는 5월부터 야외 출사지를 중심으로 찍은 사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실내 출사지가 모두 폐쇄돼 서울숲이나 선유도 공원과 같이 충분한 거리두기가 가능한 야외를 중심으로 안전 수칙을 지키며 출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공연 동아리의 온라인 활동과 공간대여 문제

온라인으로 한 학기 활동을 진행한 동아리도 있다. 한채령(불문·18)씨가 속한 ‘앙상블’ 은 매년 11월에 정기 공연을 올리는 원어 연극 동아리다. 배우팀과 스태프팀으로 나뉜 해당 동아리는 올해 ‘오페라의 유령’을 올리기 위해 매주 월요일 오후6시반에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연습을 진행했다. 한씨는 “배우팀의 경우 화상 회의의 한계로 노래까지는 연습하지 못했지만 가사 외우기와 발음 교정 위주로 연습했고, 스태프팀의 경우 팀장 주도하에 무대를 구상하며 회의를 진행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씨는 현재 공간대여 문제로 공연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 학생처 학생지원팀(학생지원팀)으로부터 매년 정기 공연을 올린 학문관 소극장 대여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다. 비대면 연습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계획한 8월 대면 연습 역시 학관 연습실 대여 취소로 무산됐다. 그는 “무대 스태프의 경우 공간이 확실하지 않아 그에 맞춰 구상하기 어렵고, 안무 스태프의 경우도 대면 연습 때 안무를 알려주고자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한 달 간격으로 연습실 사용 여부를 알려주는 학교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모든 공지가 빨리 내려왔으면 좋겠다”며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아리에게는 이 방식이 공연 장소를 확정하거나 대안을 세우기 어렵다”고 답했다.

공간대여 취소 공지에 대해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신청일 기준 2주에서 한 달 내에 승인 여부를 내린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대관 중단의 경우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가급적 수용하고자 사용 희망일의 전달 마지막 주에 전달했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