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에서 동문 인터뷰를 나가면 꼭 하는 질문 중 하나가 ‘학교에 다니면서 했던 인상 깊었던 활동이 있나요?’이다. 만약 이 질문을 내가 받는다면 ‘이대학보’라고 답할 것이다.

얼마 전 이대학보는 104기 신입 기자 모집을 진행했다. 이번 신입 기자의 이대학보 지원서를 보니 학보에 들어오려고 지원서를 준비했던 때가 생각났다. 언론인을 꿈꿨기에 대학에 입학하면 꼭 하고 싶은 활동 1순위는 대학 언론사에 들어가는 거였다. 이대학보에 지원한 후 떨어지면 어떡하나 안절부절못하다 합격 발표가 나고 가족들에게 바로 합격 소식을 알렸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신입 기자를 거쳐 현재 취재부장으로 지내고 있지만 사실 아직 부장 기수를 하기엔 활동 기간이 한 학기 부족하다. 하지만 위 기수의 기자들이 없어 내가 취재부장을 맡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학보의 문을 두드리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학보를 그만두기도 한다. 그만큼 학보 생활은 힘들다. 기자들은 매주 1개, 많으면 3개의 기사를 담당한다. 학보 지면이 월요일에 발행되기에 기자들은 금요일까지 어떻게든 마감해야 한다.

본래 학생 신분이지만 때로는 수업도 마다하고 인터뷰를 하러 가고 과제를 밀려가며 기사를 쓴다. 마감날 밤을 새우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밤중이지만 학보사 불은 꺼지지 않고 기자들은 분주히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기사를 수정한다. 집이 학교와 먼 탓에 새벽에 택시를 타고 오전3~4시에 집에 들어간 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힘들어할 새도 없이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시 노트북을 켜 기사를 수정한 경험은 학보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이렇게 치열하게 제작한 신문이지만 ‘이대학보 누가 보냐’는 질문도 심심치 않게 받는다. 아니, 이대학보가 있는지도 모르는 학교 구성원들도 꽤 있을 것이다. 학보 지면 발행 부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때론 이런 상황이 당연하게도 느껴진다. 전공 수업 때마다 뉴스의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매번 듣는다. 현직 언론인을 만나는 자리에선 ‘언론사 상황이 어렵다’는 말부터 꺼낸다. 기성 언론도 뉴스의 위기라 말하는 시대에 ‘애초에 대학 언론이 많은 독자를 모으는 것은 불가능한 게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학보엔 대학생 기자들만의 관점이 있다. 그래서 기성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한다. 실제로 학보의 기사를 읽다 보면 분명 학교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그 주제가 광범위하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직접 발로 뛰어 들은, 살아있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이런 기자들의 노력은 기성 언론에 영향을 주기도 했고 누군가의 생각을 바꾼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찾는 사람이 적을지라도 곧 찾을 사람이 많아질 이야기들이 학보에서 준비 중이라고 생각한다.

학보 기자들은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오늘도 밤늦게까지 노트북 앞에서 시간을 보낸다. 좋은 콘텐츠와 사진, 나아가 디지털 구성과 미디어 영상까지. 앞으로도 학보가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다양한 사람과 생각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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