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대학보입니다. 어느새 종강이 3주 앞으로 다가왔네요. 쉬어야 할 때를 알리듯 밖에는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8월부터 저는 이대학보 다큐멘터리를 촬영했습니다.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 한 켠에 가지고 있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대학생활의 2년을 점철한 이대학보 자체에 조명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 생각나 실천에 옮기게 됐죠.

이대학보 다큐멘터리 촬영의 최대 난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제가 다큐멘터리의 주제로 잡았던 뉴미디어 적응기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제가 집중해서 학보 일을 해야 하는 시간과 촬영을 해야 하는 시간이 똑같다는 것이었습니다.

1584호 프롬편집국을 보시면 알 수 있다시피 학보는 뉴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제작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상반기 발행 동안 매일 기사 마감을 하며 빠른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현실적인 문제는 급진적인 변화를 잠시 늦추게 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방향 역시 바뀌어야 했습니다.

일해야 하는 시간이 곧 촬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놓칠수밖에 없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매주 재촬영을 하고 추가촬영이 계속됐습니다. 여러 어려움에도 당사자로서 또 제 삼 자로서 학보를 관찰하는 일은 즐거움이자 새로운 발견의 연속이었습니다. 희극과 비극을 오가며 보는 기분이기도 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본 적 없던 기자 개개인의 모습을 관찰하는 일은 꽤나 재밌는 일이었습니다. 학보 할 일로 가득 찬 다이어리를 지워가는 모습, 타닥타닥 타자를 재빠르게 두드리는 손가락, 새벽 3시, 4시에 다다라 기사를 엎고 다시 시작하는 기자들의 모습까지. 저의 모습이면서 이대학보 자체이기도 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이대학보에 대한 기자들의 사뭇 진지한 태도였습니다. 인터뷰에서 이대학보가 어떤 매체가 되길 원하는지, 보다 나은 언론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말에 기자들의 진심 어린 답변은 이대학보의 미래를 보여줬습니다. 기자들은 하나같이 독자와 더욱 가까워지는, 독자가 알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대학보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뉴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내딛은 큰 발걸음을 시작으로 또 다른 도약을 꿈꾸는 모습은 마지막 발행을 앞둔 저의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번 1594호는 이번 학기 마지막 발행호이자 저와 제 동기들에게는 학보에서의 마지막 신문입니다. 마지막 마감일에 가까워질수록 아쉬운 마음이 불어나기도, 밤샘을 하면 그 마음이 사라지기도 하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이대학보에 대한 애정만큼은 그대로일 것은 확실합니다.

이대학보가 언제나처럼, 또 더욱 발전해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언론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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