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대보다 지원 적어…부족한 고시 지원에 어려움 겪는 고시생들
타대보다 지원 적어…부족한 고시 지원에 어려움 겪는 고시생들
  • 이수연 기자, 이예진 기자
  • 승인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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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혜연 기자 kimhy859@ewhain.net

“타대 고시반 친구들을 만나면 제게 ‘너 어떡하냐’라는 소리를 해요. 같은 고시생인데도요.”

인재개발원 국가고시준비반(고시반)에 따르면 올해 본교 행정고시 합격자는 4명이다. 작년보다 5명 감소한 수치다. 타 학교 합격자는 연세대 50명, 성균관대 31명, 중앙대 6명으로, 작년 대비 각각 2명, 10명, 2명 증가했다.

본교는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을 위해 2012년 7월부터 고시반을 운영하고 있다. 1990년 행정외무고등고시반을 개편한 결과다. 고시반에 입실하기 위해서는 매 학기 시작 약 6주 전 PSAT 모의고사(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헌법)를 활용한 국가고시 1차 형태의 입실 시험을 봐야 한다. 입실하면 고시반 열람실 1인 1좌석 배정, 기숙사 우선 입사 추천, 고시 준비 장학금 지원, 고시 준비 교육 지원 등의 혜택이 있다. 그러나 고시반 학생들은 “학교 차원의 고시반 지원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 턱없이 부족한 지원금

학생처 장학복지팀에 따르면 본교에서 지급하는 고시 관련 장학금은 고시장려금, 합격장려금으로 두 가지다. 고시장려금은 등록금 지원 성격의 장학금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대상으로 등록금 범위 내에서 지급한다. 그러나 해당 장학금은 신청 학생 중 고시반 지도교수가 추천한 학생만 받을 수 있다. 합격장려금은 고시 1차 합격자 및 최종 합격자에게 학업보조비 100만원을 지급하는 장학금으로, 고시 준비 과정을 지원하는 장학금은 아니다.

고시반 학생들은 장학금 지급 대상에 불만을 표했다. ㄱ(인문대·17)씨는 “고시장려금이 재학생에게만 지급되는 것이 문제”라며 “사실 고시장학금이 절실한 것은 학기 병행생이 아닌 수료생과 졸업생 실원들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ㄱ씨는 고시장려금으로 50만원을 받았다. 그는 “행정고시의 경우, 보통 1차 기본 강의는 30만원씩 3과목, 2차는 예비순환(고시 과목의 기초 강의)만 50만원씩 5과목”이라며 “이후 심화강의, 핵심강의, 모의고사, 1~3 순환 등에 추가로 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학교에서 고시반 학생들에게 지원해주는 인터넷 강의는 학기당 두 개뿐”이라며 학교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본교 고시반은 협의체를 통해 올해 1억원의 특별 예산을 편성 받았다. 그러나 재학생들은 특별 예산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정규 예산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관해 인재개발원 국가고시준비반 담당자는 “만일 예산이 증가한다면 자연스럽게 고시반 학생에 대한 지원도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 합격 선배와 만날 기회 적어

본교는 학기 중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국가공무원 5급 공채(행정) 및 외교관후보자선발시험 합격 선배 멘토링, 이화멘토링데이 박람회 등 합격 선배와의 만남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1차 시험 응시생을 대상으로 2차 시험 대비 답안작성을 위한 멘토링 및 질의응답, 2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최종 면접 대비 심층 멘토링 등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고시반 학생들은 “멘토링 기회가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ㄴ(인문대·14)씨는 “학교 측에서 합격 선배에 지원해서 합격 선배와 1대1 멘토링을 마련하면 좋겠다”며 “시행착오를 줄이고 점수를 올리는 것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ㄱ씨 역시 같은 입장이다. ㄱ씨는 “직접 시간 약속을 해서 만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학생들의 질문을 수합해 일괄적으로 답장을 받는 식으로 진행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성균관대는 매주 합격 선배와의 행정고시 관련 질의응답, 3차 면접을 대비한 선배와의 모의 면접 등 다양한 멘토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합격 선배들은 수험 준비 중인 학생들의 답안을 꼼꼼히 채점하고 피드백을 준다. 성균관대는 올해 개교 최다 행정고시 합격자를 배출했다.

성균관대 고지원(글로벌경영·18)씨는 합격자 수가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비결로 합격 선배와의 학습 공동체를 꼽았다. “특강, 교수 모의고사, 면접 스터디 프로그램, 인터넷 강의비 지원 등 학생에게 필요한 부분을 학교에서 최대한 지원하는 것 같다”며 “고시 지원 수준이 높아 고시를 진입하는 학생의 수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고시 준비반에서 일주일에 한 번 합격자와 질의응답 멘토링을 갖는 오픈 하우스를 운영하고, 단과대별로 순회하며 행정고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큰 노력을 기울인 점이 빛을 발한 것 같다”고 전했다.

 

△ 고시반 공부 공간 부족해

본교는 이화·포스코관 7층에 2개의 고시반 열람실을 운영하고 있다. 열람실 수용인원은 각각 62석, 16석으로 78명의 학생이 한 학기 동안 지정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 반면 연세대는 단과대학별 고시 열람실을 운영하고 있다. 열람실 수용인원을 더하면 150명이 넘는다. 성균관대 행정고시 준비반 열람실은 약 2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ㄱ씨는 “스터디룸 등 공부 공간 예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간 예약이 어려워 매번 강의실을 옮겨 다니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고시반 실원 전용 스터디룸을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스터디룸 확보에 관해 본교 고시반은 “그런 공간이 추가로 확보된다면 고시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한된 교내 공간 중 일부를 전용하여 사용하는 경우 기존 공간 사용자들은 상대적으로 활동 또는 지원이 축소된다”며 “구성원의 사전 합의 또는 상호 이해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본교에 바라는 점으로 합격생 공부 자료 열람, 입실시험에서 헌법 과목 제외 등을 꼽았다.

고시반 담당자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고시반 지원 개선을 위한 다양한 계획이 논의되고 있지만, 예산이 배정되지 않은 현시점에서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최상위 그룹 대학들의 국가고시 지원 관련 정책을 벤치마킹할 뿐 아니라 이화의 전통과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별화된 고시 지원 방안을 수립해 시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