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진입 후 1년, 여전히 겉도는 호크마 정시통합선발생
전공 진입 후 1년, 여전히 겉도는 호크마 정시통합선발생
  • 김수현 기자, 강지수 기자
  • 승인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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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마교양대학(호크마대) 정시통합선발생(통합선발생) 이윤지(커미·18)씨는 <언론사상> 전공 수업에 조별과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숨부터 나왔다. “같이 하고 싶은 사람끼리 조를 짜오라”는 교수의 말도 압박감을 줬다. 이씨는 결국 교수가 임의로 배정한 조에 합류하게 됐다. “통합선발생들은 항상 겉도는 기분이에요. 우리가 없던 1년동안 친해진 동기들 사이에 억지로 끼어들어야만 하는 상황이 불편한 거죠.” 이씨가 말했다.

‘정시통합선발제도’로 뽑힌 최초 통합선발생 359명이 각자 전공을 선택한 지 일년이 지났다. 이 제도는 학생들이 입학 후 1년간 다양한 수업을 듣고 전공에 진입하게 한다는 취지로 재작년 도입됐다. 학교 측은 학생이 자신의 전공을 충분히 이해한 채 진입해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통합선발생 사이에서는 “학교로부터 방치됐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합선발생 박지윤(컴공·18)씨는 “주변 통합선발생 중 휴학한 친구들이 많다”며 “다른 학교로 가기 위해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반수’가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니 반수가 쉬운 것”이라 덧붙였다. 통합선발생의 학교 적응을 돕는 호크마 멘토 황지윤(커미·18)씨는 “호크마 멘토-멘티 모임에서 멘티 10명 중 5~6명이 휴학한 모임도 있다”고 했다.

그 원인으로는 소속감의 부재가 지적됐다. 전공을 탐색하는 1년동안 기존 학과생들은 친밀한 관계가 됐을뿐더러, 학과별 신입생 적응 프로그램은 이미 종료된 것이다. 1학년 때도 통합선발생들은 뿔뿔이 흩어져 전공을 탐색해야 해 호크마대 학생으로서의 소속감도 부족하다. 황수미(경영·18)씨는 “수시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이미 친한데 그 사이에 껴서 어울리는 일이 애매하고 어렵다”며 “학과 학생회를 하며 알게 된 수시 전형 입학생 말고는 다가가기가 꺼려졌다”고 말했다.

통합선발생의 소속감을 위해 학교가 마련한 제도도 효과가 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호크마교양대학은 단대별 모임, 호크마 선배·교수와의 만남인 호크마 데이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황수미씨는 “호크마 멘토로 활동할 때 멘티들이 2학기 행사에 거의 참여하지 않아 이유를 묻자, 전공 결정을 한 이후엔 다른 학과 학생들과 만날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타대는 통합 선발생의 소속감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먼저 계열별 선발을 하는 성균관대는 학교 차원에서 학회 지원을 늘렸다. 본교의 분반제도와 같은 맥락인 LC제도도 운영하지만, 실질적으로 학과별 학회를 통한 네트워킹이 학생들의 학업과 전공 적응을 도왔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학생회 주관으로 ‘전공백서’를 발간했다. 전공백서에는 전공탐색 추천 과목과 전공 진입생들의 한 줄 평 등이 수록돼있다. 해당 학부 학생회는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동일 전공 진입생 간 단체 채팅방을 만들기도 했다. 서울대 이수현(자유전공·18)씨는 “해당 전공에 대한 정보가 없어 직접 학과 사무실에 전화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학부 학생회에서 발간한 전공백서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