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로그 영상을 촬영 중인 응웬튀린씨(왼쪽에서 세 번째)와 베트남 유학생 친구들
김지윤 객원기자 ann5795@ewhain.net

<유학생의 생활, 개강 편> 새 학기를 맞아 기숙사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니 개그맨 유재석씨가 영상을 통해 환영 인사를 전한다. 늦은 시간 야식이 고플 땐, 친구들과 기숙사 쿠킹 스튜디오에 모여 베트남 음식을 해 먹는다. 공부하다 쉼이 필요할 땐, 팬들이 준비한 아이돌 멤버의 사진 전시회를 찾아 즐긴다.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 응웬튀린(Nguyen Thuy Linh·커미·17)씨가 이화에서의 일상을 영상에 담았다. 올해 3월부터 본교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본교 공식 채널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유학생 크리에이터로, 올린 영상만 벌써 네 개째다. 응웬씨를 만나 유학생 크리에이터로서 지낸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제가 이 기회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고민했어요.” 지난 1월 응웬씨는 본교 홍보실로부터 재학생 크리에이터로 활동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화에서 지내는 유학생의 일상을 담아 달라는 요청이었다. 제작된 영상은 본교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다고 했다. 응웬씨는 “영상 편집을 잘하는 편은 아니어서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민은 잠시뿐이었다. “대학생활이 4년뿐이라 기록을 남기고 싶었거든요. 영상을 보면 기억을 더 생생하게 되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응웬씨는 ‘이화벗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으로 첫 발걸음을 뗐다.

첫 영상 <#31 유학생의 생활, 개강 편>은 3월26일 업로드 됐다. 11월27일 기준 39개의 ‘좋아요’를 받았고, 조회 수는 635회를 기록했다. ‘Exciting lifestyle right there!!!’, ‘나도 이대 가고 싶다 ㅠㅠ’와 같은 댓글이 달렸다. 그 뒤로도 응웬씨는 3분 정도의 짧은 영상을 꾸준히 올렸다. 그렇게 학교 공식 채널에 올라온 응웬씨 영상만 벌써 네 개째다.

영상의 타깃 시청자는 한국과 이화에 관심 있는 해외 학생들이다. 홍보실은 유학생 크리에이터를 섭외한 이유에 대해 “글로벌 홍보의 일환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외국인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할 이화에서의 생활이나 한국문화 체험 등 일상 스케치를 (응웬씨에게) 부탁했다”고 전했다.

홍보 효과는 꽤 성공적이다. 홍보실은 “다른 재학생 크리에이터의 영상과 달리 조회 수의 50%가 해외에서 잡히고 있다”며 그 효과를 인정했다. 응웬씨를 재학생 크리에이터로 홍보실에 추천한 사람은 유승철 교수(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다. 유 교수는 “응웬씨는 콘텐츠 창작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며 “학업에 성실해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제작할 역량이 된다고 판단했다”라고 추천 이유를 전했다. 또한 그는 “응웬씨의 콘텐츠는 유학생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며 “앞으로는 해시태그를 베트남어로 하면 본교 콘텐츠가 베트남에서도 쉽게 조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응웬씨 영상엔 숨은 조력자가 있다. 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이들은 대학생활 3년을 함께한 유학생 친구들이다. 모두 베트남에서 본교로 유학 왔다. 응웬씨는 “주로 기숙사를 많이 찍는데 기숙사를 ‘제 2의 집’, 영어로는 ‘Safe Heave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힘들 때마다 기숙사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라고 했다. 영상에 자주 얼굴을 비췄던 트란디엡(Tran Thi Ngoc Diep·국제·18)씨는 “(응웬씨가 만든) 영상을 보면서 추억을 되살릴 수 있어서 좋았다”며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라고 했다.

구독자와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응웬씨는 벗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주변 친구들이 과제나 팀플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는데, 다른 벗들이 제 영상을 보고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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