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일 진행된 총학생회, 단과대학 선거에서 유학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유학생 증가로 학내 구성원이 다양해지는 만큼 선거 및 후보자 소개, 공약 공표 시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등의 언어로 표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맹(Zhang Meng, 커미·16)씨는 “후보자가 누군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한국말로만 돼 있어 잘 모르겠다”며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본교에 재학하는 외국인 학생 수는 올해 4월 기준 1743명. 전체 재적생의 약 10%에 달한다. 이중 선거 투표권이 있는 학위과정 유학생은 1041명이다.

유학생들은 정기협의체, 대학평의원회 등 주요 정책에 등장하는 단어들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기유진(QI YUXIN, 커미·16)씨는 “정책들에 사용되는 단어들은 평상시 대화에 사용하지 않는다”며 “이해할 수 없어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20학년도 제52대 총학생회 ‘Emotion’ 정책 자료집의 설명은 한국어로만 돼 있다.

투표권이 있는 유학생의 약 71%는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커미)를 비롯한 인문사회 계열에 재학 중이다. 이 때문에 유학생의 선거 접근성을 개선하고자 올해 사회과학대학(사과대) 선거에서는 일정 및 투표 방법 안내를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안내했다. 하지만 투표에서 표를 행사하기 위해 기초적으로 알아야 하는 정보인 후보자 소개, 공약 등은 한국어로만 발표하는데 그쳤다.

풍틱은유니스(Fung Tik Yan Eunice, 커미·17)씨는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갑자기 투표를 하라고 해 당황스러웠다”며 “쉬는 시간마다 선거관리위원회 학생들이 돌아다니며 홍보하지만, 유학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커미 이정민 공동대표는 “선거관리위원은 투표인 명부를 볼 수 있는데, 이를 보며 커미 내 유학생 인원을 피부로 와닿게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커미 집행부원으로 유학생이 처음 들어와, 선거 공지 번역 작업을 함께했다”며 “유학생들도 학생 자치에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 공지를 중국어로 번역한 커미 집행부원 심지훼(Shen Zhihui, 커미·17)씨는 “학과내 중국인 유학생 비율이 높은 만큼, 중국 학생들이 쉽게 알아보는 중국어로 된 공약 설명이 있다면 투표 참여율이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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