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홍콩 항쟁에 지지를!’이란 제목의 대자보를 두고 학생들 간 갈등이 발생했다.

갈등은 홍콩 시위에 관한 학생들 간 의견 차이에서 비롯됐다. 대자보를 붙이는 과정에서 한국 학생과 중국 유학생 사이에 언성이 오갔고, 서로 상반된 의견의 게시물을 붙였다.

최초 논란의 대자보는 노동자연대(노연) 학생모임이 작성했으며 13일 ECC, 학관, 학생문화관 등 캠퍼스 곳곳에 부착했다. 대자보에는 ‘대학생들이 민주화를 위한 홍콩 청년들의 항쟁을 지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연 한가은(중문·15)씨는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한국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일부 중국 유학생들은 해당 대자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씨는 13일 학관에서 대자보를 훼손하고 있는 중국 유학생을 발견하고 저지했다. 이후 유학생 약 5~6명이 옆 벽면에 홍콩 시위에 반대한다는 포스트잇과 사진을 부착했다고 한씨가 전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ㄱ(인문·17)씨는 “당시 중국 유학생이 부착된 대자보에 글을 쓰고 있었다”며 “다른 학생이 그걸 저지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충돌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ㄱ씨는 학관 대자보 옆에 ‘홍콩에 대한 응원의 글을 남겨달라’는 메시지와 포스트잇을 남겼다. 이에 다른 학생들은 대자보 사방으로 자보를 훼손하지 말라는 글과 ‘FREE HK’,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포스트잇을 붙였다. 한편, 대자보 옆 벽면에는 ‘간섭을 멈춰라’, ‘폭동은 시위가 아니다’ 등 대자보에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포스트잇과 게시물도 부착돼 있다.

13일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포스트잇을 떼고 있던 중국 유학생 ㄴ씨는 “관련 일에 대해 인터뷰나 답변이 어렵다”고 답했다. 한씨는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것은 일반 중국 유학생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중국당-간부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 포스트잇을 가져다 뒀던 ㄱ씨는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지나친 혐오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타대에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를 붙인 노연 연세대모임 오제하(사회·13)씨는 “대자보가 부착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떼졌다”며 “이후에는 자보 옆에 ‘one china’와 같은 포스터가 붙곤 했다”고 전했다. 노연 고려대모임 페이스북에 따르면 본교와 같은 내용의 대자보를 노연이 부착했지만 뜯겨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등 훼손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해당 대자보가 대학 내 갈등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일부 학생들의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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