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선본 공약 48개 중 34개, 작년과 70% 일치
총학 선본 공약 48개 중 34개, 작년과 70% 일치
  • 김수현 기자
  • 승인 201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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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대 총학생회(총학) 이모션(Emotion) 선거운동본부(선본)의 공약이 현 총학 인에이블(Enable)의 공약과 유사해 “새로운 대책은 없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모션의 공약 정책 자료집에 따르면, 8개 정책의 48개 세부공약 중 34개가 인에이블 총학 정책 자료집에 나온 공약과 완전히 일치했다.

‘거버넌스 정책’ 중 대학평의원회 개선, 법인이사회 개선, 학교 행정 인력 확충 공약이 일치했으며 ‘재정 정책’에서는 장학금 확충, 장학금 내용 접근성 확대 공약 등이 같았다. ‘생활 환경 정책’은 흡연구역 추가 설치, 학생 식당 개선 등 세부 공약이 동일했다. 이외 수업권, 대외이미지 및 취업고시, 문화, 학생회, 권리연대 정책 부문에서도 대다수 공약이 일치했다.

올해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위원으로 활동한 단과대학 대표 ㄱ씨는 “공약 전체가 올해 중운위가 진행했던 일들을 그대로 옮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올해 총학이 주도한 정기 협의체는 중운위원 전원이 협의체 팀원으로 활동하고 5개 팀의 팀장을 맡는 등 사실상 중운위원의 노력으로 이뤄졌다”며 “내년 정기 협의체에서 논의되는 공약들 역시 올해의 연장선에서 진행돼야 하지만 공약 전체가 지난 중운위 논의 내용과 같은 것은 매해 변하는 이화인의 목소리를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치한 공약을 제외하고도 인에이블의 공약 내에서 개선하거나 유사하게 발전시킨 공약이 대부분인 점 또한 지적됐다. 학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나 접근은 거의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기존에 언급되지 않은 대안을 제시했던 인에이블과는 다소 상반되는 모습이다. 예를 들어 인에이블은 정기 협의체 구성, 취소 지연제와 같은 신규 수강 신청 제도를 공약으로 낸 바 있다. 해결 방안을 새롭게 제시하고, 학교와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을 가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나타냈다.

이모션은 같은 문제에 대해 기존 진행하던 정기 협의체를 개선하고, 중운위가 진행했던 관광객 쿼터제를 실질적으로 시행하며, 신규 수강 신청 제도를 보완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총학 주관 공동행동에 정기적으로 참가했던 김혜진(영문·16)씨는 “관광객, 고시반 문제 등 학생이 느끼는 학교의 문제는 거의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요구안이 비슷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안은 같더라도 문제 접근 방식에 따라 해결 가능성도 달라지는데 이번 선본은 그 고민이 부족한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모션 김효민 부후보는 13일 본지와의 만남에서 “협의체에서 학교가 약속만 하고 진전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새롭게 공약을 구성하는 것만큼 협의된 내용을 진행시키는지 꾸준히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공약을 내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채플 이수 학기 축소, 등록금 인하 등 이모션의 핵심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회의적인 의견도 나왔다. 올해 단대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한 단운위원 ㄴ씨는 “채플 개선하고 등록금 낮추겠다는 공약은 안 나온적이 없지만 한번도 부분적으로라도 실현되지 않았다”며 “올해 협의체에서도 학교 측이 채플 관련 협의를 아예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제50대 총학생회 정한경 전(前) 부총학생회장은 실현 가능성을 논하기보다 공약 달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토론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채플과 등록금 문제는 고질적이고 오래돼 폭발적으로 많은 학생을 모아 학교에 요구하기 힘든 사안이라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라며 “학교가 양보하고 싶지 않은 부분일수록 시의성에 기반한 요구안의 재해석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모션 오희아 정후보는 “학교가 거부했다고 해서 요구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며 “채플의 경우 국가인권위원회에 문의하고, 등록금은 타대와 연합해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