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한재진 학장
이화선 기자 lskdjfg41902@ewhain.net

올해 1월과 8월, 단과대학(단대) 학장의 보직 발령이 났다. 1월에 보직을 발령받은 단대 학장에게는 지난 1년간의 단대 변화를, 8월에 보직을 맡게 된 학장에게는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본지는 단대별 현안을 묻는 인터뷰를 1591호부터 연재한다. 이번호에는 한재진 의과대학장과 강영근 음악대학장 인터뷰를 싣는다.

 

의과대학 한재진 학장은 1984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0년부터 흉부외과 전문의 일을 시작하였고 1996년 본교에 부임하였으며 2004년 미국 FAIMER 의학교육 펠로우 과정을 이수한 후 의학교육 일을 겸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교육이사. 한국의학교육학회 감사,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평생교육발전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 의과대학(의대)의 현안이 무엇인가
먼저 의대는 내년 한국의학교육평가원(Korean Institute of Medical Education and Evaluation, KIMME)의 평가인증을 앞두고 있다. 인증평가 준비가 지금으로선 가장 큰 현안이다. 올해로 6년의 인증 기간이 끝나 내년 KIMME의 방문 평가를 받는다. 그 사이에 두 번의 중간 평가가 있었고 올해 초 의대 캠퍼스가 목동에서 마곡으로 이전하면서 큰 변화가 생겼기에 주요변화에 대한 계획서 제출 후 이에 대한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올해 세계의학교육연맹의 의대 인증기준을 반영한 새로운 기준이 도입됐다. ‘ASK 2019’(Accreditation Standards of KIMEE 2019)라는 국제적 차원의 기준이다. 새로운 기준에 맞춰 평가 인증 준비를 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또 하나의 현안은 학제개편이다. 현재 예과 2년과 본과 4년의 과정으로 이뤄진 의대 학제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통합 6년제로 개편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유럽권과 이들 영향을 받은 아시아권 대부분의 의대가 6년 학제를 운영하며 많은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통합 6년제 혹은 ‘예과 1년+통합 5년’제로 전환되면 기존 교과과정의 일부 요소는 유지하며 새로운 요소를 추가할 것이다. 4년으로 집중됐던 의학과의 학업 부담이 분산되고 학생연구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관련해 여러 사례를 연구하고 본교에 효율적으로 접목해 준비하는 것이 의대가 당면한 큰 변화이자 과제다.

마지막으로 신축 의대 안정화를 위한 TF(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 올해 2월 의대가 마곡 캠퍼스로 옮겨왔다. 넓은 건물 공간 확보 등 하드웨어 조건이 매우 좋아졌지만, 정착이 원활히 되게끔 운영하는 것이 현안이다. 교수 라운지, 동창 라운지, 학생 휴식 라운지 등으로 공간 활용을 최대화하는 동시에 동물실험실 완공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본교 관리처 등 유관 부서의 협조를 받아 마곡 캠퍼스 시설·장비 안정화 및 활용을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다. 이외에도 교직원 행정체제 개선 TF를 조성해 주 52시간 근무제 등 교직원 근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직무분석을 하고 행정운영의 최적화를 위한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 의대는 단대 특성상 교육·행정 면에서 분권화를 진행하기에 수월할 것 같다
지리적 요인과 교과과정의 특수성으로 인해 의대는 이미 상당 부분 교육·행정적 자율성을 지닌다. 각 단대 특성에 맞게 행정 체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분권화의 핵심이다. 의대는 교육과정도 타 단대와는 다르고, 병원이라는 부속 시설도 있다. 교육 측면에서 의학교육은 강의뿐 아니라 실습과 소그룹 활동 등 다양한 수업 방식이 병행된다. 학교 수익 측면에서도 부속병원의 수익 일부가 교수 인력·교육·연구에 재투자된다. 이런 구조가 학교의 전체적인 발전과 연결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의대는 분권화의 특징을 원래부터 띄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큰 병원이 신설되고 의대 캠퍼스도 이전하면서 진료, 교육 및 연구 규모가 커졌다. 이에 빠른 시일 안에 안정화를 이루고 ‘투입-성취-재투입’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원과 함께 노력 중이다.

 

- 의대 교수진 연구 역량의 지속적인 증진을 위한 단기 계획과 중·장기 계획이 궁금하다

연구 기관으로는 의대 의과학연구소, 이대목동병원 융합의학연구원, 이대서울병원 첨단생명연구원이 있다. 세 기관 간 협업을 통해 학교와 의료원의 연구를 활성화하고 연구의 최신 트렌드를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기 계획은 마곡 캠퍼스로 이전한 의과학연구소를 1~2년 안에 안정시켜 진행하고 있는 실험 및 연구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중·장기 계획은 헬스와 기술을 융합한 병원 연구의 체계 정립이다. 마곡 캠퍼스 인근 ‘마곡 엠밸리’에는 LG 등 헬스 관련 회사가 많다. 이들과도 네트워크를 형성 중이다. 산업체 등 지역 인프라와의 협업뿐 아니라 학교와 병원 자체의 연구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교수 연구 활동에 적극적인 시설·장비 지원을 해야 한다. 학교와 의료원의 연구 자산과 역량을 최대화하고 지역 네트워크 및 인프라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의대는 연구소, 자연대, 공대 등과 공동으로 융합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학생연구도 확대해 연구 활동을 원하는 학생들이 교수와 적절히 연결돼 연구 경험을 쌓고 훌륭한 의사·과학자로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할 계획이다.

 

- 의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지난주 본교 채플 시간에 <뮤지컬 김점동> 공연이 있었다고 들었다. 본교 출신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의사 박에스더(본명 김점동) 선생을 그린 작품이다. 의대 마곡 캠퍼스 건물 이름도 그의 이름을 따라 ‘에스더 빌딩’으로 지었다. 박에스더 선생이 이화의 학풍과 ‘진선미’(眞善美)라는 이화만의 DNA를 가장 잘 실천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진취적인 도전정신과 열정을 지닌 그를 이화 학생들이 본받았으면 한다. 개인적인 바람은 졸업생 중 20~30%는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뿐 아니라 의과학자, 공직, 국제보건의료 기관으로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더 나아가서 미래엔 본교 의대 출신 WHO 사무총장도 나왔으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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