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UN 전 사무총장 발제, 윤후정 통일포럼 열려

제6회 윤후정 통일포럼 2부에서 김세완 교수, 오영주 국립외교원 교수, 남정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서울대 김태균 교수(왼쪽부터)가 토론하는 모습. 이화선 기자 lskjdfg41902@ewhain.net
제6회 윤후정 통일포럼 2부에서 김세완 교수, 오영주 국립외교원 교수, 남정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서울대 김태균 교수(왼쪽부터)가 토론하는 모습. 이화선 기자 lskjdfg41902@ewhain.net

2일 오전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다. 수개월 간 미뤄진 북미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발표한 지 반나절 만이었다. 이같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연일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본교에 전문가들이 모여 한반도 통일 문제를 토론하는 장이 열렸다. 2일 오후2시 ECC 이삼봉홀에서 ‘세계가 보는 한반도 통일문제’를 주제로 한 제6회 윤후정 통일포럼이다.

본교 통일학연구원이 주관한 이 날 행사는 김석향 통일학연구원장의 개회사와 김혜숙 총장의 인사말로 행사의 막을 열었다. 기조 발제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맡았다. 반 전 UN 사무총장은 ‘G2 경쟁 시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발표하며 과거 공직에 있을 때의 경험을 나눴다.

반 전 UN 사무총장은 G2 경쟁 시대에 관해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 개방 정책 이후 비약적 발전을 해왔다”며 “이로 인해 미국과 중국 간 헤게모니 쟁탈전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국가 비전의 타임라인을 구축, 2021년까지 중국의 빈곤층을 없애고 2040년까지 제1의 경제력, 군사력 강국이 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 교수의 「예정된 전쟁」을 언급하며 전쟁사를 살펴 볼 때 기존 세력에서 신흥 세력으로 권력 이동 시 전쟁은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해 그는 “외교에는 이념이 없다”며 “안보에 정치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한미 동맹, 한일 관계, 북핵 문제 등 6.25 전쟁 이후 최대의 외교 안보 위기”라며 “한반도의 평화 통일은 감성적, 낭만적 태도가 아닌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의 기반 위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G2 경쟁 시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발표 중인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이다현 기자
'G2 경쟁 시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발표 중인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이다현 기자

2부에서는 김세완 교수(경제학과), 서울대 김태균 교수(국제대학원), 남정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오영주 국립외교원 교수가 패널로 참여해 토론을 이어갔다.

김세완 교수는 경제 논리로 통일을 바라볼 때 통일 한국이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다는 장밋빛 분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이 재통일 이후 경제적 강국이 된 이유 중 하나는 유로(€) 통화 통합”이라며 “남북한 통일의 부정적 효과를 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한·중·일 3국의 통화 통합”이라고 말했다. 한·중·일 3국의 단일 통화가 이뤄진다면 통합경제권의 경제 규모는 세계 GDP의 약 25%를 차지할 것이고, 이는 시장의 확대로 이어져 남북한 통일의 부정적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오영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평화를 바라보는 UN의 관점이 변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과거에는 분쟁 발생 이후 평화를 구축하고자 했다면 현재는 개발을 통해 평화가 오도록 하는 것이다. UN은 지난 10년간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s)를 기조로 국제 개발 협력을 진행했으며 북한을 향한 지원도 연속선상이다. 오 교수는 “UN은 북한의 SDGs 달성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평화 통일을 함에 있어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은 평화와 개발에 대한 UN 내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이은채(불문·15)씨는 “남북 문제를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속에서 바라보았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행사가 자주 개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후정 통일포럼은 한국 최초의 여성 헌법학자이자 제10대 본교 총장을 역임한 윤후정 전 명예총장이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분단 극복’이라는 신념에 따라 2013년부터 매년 15억원을 기부하며 마련된 국내 최대 한반도 평화 통일 논의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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