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0시와 2시,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엔 어떤 이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조선시대를 연상시키는 원색의 관복을 입고 칼을 차고 있다. 웅장한 북소리가 광장을 울린다. 하늘엔 형형색색의 깃발이 펄럭인다.

이들은 경복궁 수문장이다. 열을 맞춰 걷는 수문장들의 표정은 그 누구보다 결연했다. 수백 여 년 전, 똑같이 그곳을 걸었을 조선의 수문장들이 느껴지는 듯했다. 쓸쓸함을 간직한 공간이었던 경복궁은 순식간에 조선의 찬란했던 궁궐로 되돌아갔다.

하루 두 번, 오래된 기록 속에 남겨져 있던 조선시대의 문화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렇게 우리의 문화가 지켜진다. 그리고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다시금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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