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인 교재비, 대학생 평균 생활비의 10%
이화인 교재비, 대학생 평균 생활비의 10%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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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 재학생 평균 교재비 5만5000원… 중고 거래 이용 경험 77명 중 45명

‘우글 분홍이 삽니다’. 학기 초, 이화이언(ewhaian.com), 에브리타임(everytime.kr) 등 교내 커뮤니티 중고 거래 게시판은 중고 책을 구하거나 파는 글이 가득하다. 우글 분홍이는 본교 필수 교양 과목 <우리말과글쓰기> 교재인 「우리말과 글쓰기: 인간과 통찰력」이 분홍색이라서 붙은 별명이다.

강의 도서를 사기 위해 학생들이 붐비는 곳은 중고 거래 게시판뿐만이 아니다. ECC 지하 4층 교보문고 최혜빈 주임은 “학기 초가 되면 매장 내 학생들이 줄을 길게 서서 도서를 구매한다”며 “도서를 예약하기도 하는데, 보통 강의를 들어본 후에 교재를 구매하므로 수강신청 철회 기간까지도 예약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본지는 재학생 77명을 대상으로 책값과 교재 구매 현황을 조사했다. 설문조사는 이대학보 패널단 학보메이트와 본교 커뮤니티 이화이언, 에브리타임을 통해 진행됐으며 사회과학대학 학생이 27명으로 가장 많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학기 구매 교재 권수는 ▲1권 이하 약 12%(9명) ▲2~3권 약 47%(36명) ▲4~6권 약 36%(28명) ▲7권 이상 약 4%(3명)였다.

복수 응답이 가능했던 교재 구매 경로는 오프라인 서점이 약 60%(46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서점 제외 중고 거래가 약 56%(43명), 온라인 서점이 약 33%(25명)로 뒤를 이었다.

이번 학기 재학생 한 명이 구매한 전공 서적 금액 총합은 약 3만 7000원이며, 교양 서적은 약 1만 8000원으로 인당 총합 도서비는 약 5만 5000원으로 추정된다. 2018년 알바몬 대학생 월평균 생활비 조사에 따르면, 2018년 대학생의 한 달 생활비는 약 51만 원이다. 생활비의 약 10%가 도서비로 지출되는 것이다.

이번 학기에 중고 책을 산 적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약 58%(45명)이었다. 우혜민(전자전기·19)씨는 “한 학기가 시작할 때마다 책값으로 10만 원 이상씩 드는데, 책값이 부담스러워 중고 거래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교재 활용도에 대해 “수업에서 잘 활용하지 않는 것 같다”며 “전공 책은 한 권에 4~5만 원에 육박하는데 막상 학기 중엔 시험 기간에 교수님이 강조한 부분만 보기 때문에 책값이 너무 아까웠다”고 전했다.

반면, 응답자의 약 42%(32명)는 중고 서적 거래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박은지(의예·19)씨는 “새 책을 사면 비싸기는 하지만 애착이 생겨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학기에 중고로 책을 샀는데 나중에 되팔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연필로 살살 필기하는 등 책을 아끼는 것이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에브리타임 책방(약 49%, 36명)에서 중고 서적을 가장 많이 구매했다. 이화이언 벼룩시장(약 17%, 13명), 에브리타임 벼룩 게시판(약 12%, 9명), 중고 서점(약 5%, 4명), 지인 소개(약 1%, 1명)가 뒤를 이었다.

우씨는 에브리타임 책방을 이용해 「기독교와 세계」와 「공학 수학」을 샀다. 에브리타임 책방을 선택한 이유로 “책 상태가 꼼꼼하게 기재돼 있고, 재학생 인증을 확인할 수 있어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저자, 출판사, 출판일 까지 올라와 있어 책 정보를 확인하기 쉽다”고 말했다.

중고 거래로 산 전공 교재 권당 평균 금액은 약 1만 4700원, 교양 교재는 약 6700원이다. 중고로 책을 사서 절약한 지출 총액{(정가 총액-중고거래액 총액)/중고 서적 구매 권수}은 1만 원 초과~3만 원 이하가 약 30%(23명)로 가장 많았다.

처음으로 중고 거래를 이용해 교재를 산 서예빈(교육•16)씨는 “지난 학기에 교재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개강 첫 달 생활비가 평소보다 빠듯했다”며 “이번 학기에는 중고 서적을 세 권 샀더니 교재비가 저번보다 5만 원이나 줄었다”고 전했다. 또한 “특히 전공 교재는 활용 빈도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에 중고 거래를 통해 정가가 2만 9000원인 전공 교재를 1만 원에 샀다”며 “필기도 돼 있어 수업의 요점을 금방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씨는 도서비를 줄일 방안에 대해 “학교 측에서 학생들에게 책을 한 학기 동안 대여해주거나, PDF 형식의 파일을 올려서 학생들이 필요한 부분을 인쇄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씨는 “참고 자료의 경우는 현재 도서관에서 전자 도서 형식으로 대여해주는데, 이러한 지원이 더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서비 지원에 관해 학생처 장학복지팀은 “도서비에 국한된 장학금은 없지만, 생활비로 지원되는 장학금은 있다”며 “해당 장학금 수혜 학생은 도서를 사는 것에 장학금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