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대입구역 부근 한 술집의 건물이 북한을 연상토록 장식해 논란이다. 건물 외벽은 선전 문구가 가득 적혀 있고, 인공기와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사진이 걸려 있는 형태다. 술집 점주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관심을 끌기 위함이었을 뿐이라고 입장 발표했고, 이후 인공기와 부자의 사진을 철거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 테마 술집에 대한 왈가왈부가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인 업소의 인테리어일 뿐이라며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반면 한편으로는 국가보안법 위반의 소지가 있고 과도한 테마라는 의견이다.

 

 

현재 홍대에서 지어지고 있는 북한풍 선술집은 불법은 아니지만, 문제가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정치적 자유가 있는 사회라고 해도 북한의 김정은 정부는 독재자이고, 우리나라와 정치적으로 휴전을 한 관계인데 선술집에 대대적으로 붙여 희화화해 사용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이미지를 미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부의 잘못들에 대한 경각심을 감소시키는 일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김재희(사회·17)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술집 점주의 주장대로 단순 마케팅일 뿐 국가의 존립, 안정,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지 않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국가보안법에 위반되는 행위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에는 북한에 대한 찬양, 고무에 대한 책임도 묻고 있기 때문에, 점주가 북한을 찬양하고 고무하려는 목적이 없었어도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 그러한 효과를 미칠 수 있고, 아직 북한에 대해 많은 사회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단순히 표현의 자유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김민지(분자생명·17)

 

 

 

 

 

이 사례를 보고 한창 논란이 되었던 개화기 컨셉이 떠올랐다. 누군가는 해당 표현이 그저 눈요깃거리나 오락거리였지만 누군가는 그곳에서 일제 침략의 어두운 시대가 미화가 되는 모습을 발견하며 개탄했다. 우리는 우리가 표현한 무언가가 가져올 다양한 결과에 대해 생각하고 점검해보아야 한다. 개별적인 창작자의 자유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자유가 사회의 역사와 함께 약속된 규율이나 법, 또 그 법에서 보장된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해쳐서는 안 될 것이다.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며 표현의 자유 또한 그 예외를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구하민(커미·16)

 

 

 

 

 

홍대하면 젊음이 연상되는 만큼, 홍대 거리를 걷다 보면 젊은이의 눈길을 끌 만한 인테리어로 무장한 가게들이 즐비하다. 세련되고 모던하게, 펑키하게, 또는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자기만의 스타일로 꾸민 건물들을 감상하고 지나가는 것이 홍대 거리의 묘미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각자의 개성을 살리며 새로운 컨셉들을 형성하는 것은 홍대만의 특색이자 트렌드이지만, 해당 술집은 표현의 자유를 남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사회 내에서 자유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용되는 것이다. 복고풍 술집이 넘쳐나는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창적으로 시도한 컨셉이 부정적인 시선으로 주목받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내가 표현한 것, 내가 시도한 것이 타인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끼칠지, 혹시나 그것이 부정적인 영향력일지 고려하는 것은 기획자에게 첫 번째로 요구되는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이유진(커미·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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