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 보안 때문에 사진 촬영 안 됩니다. 녹음도 하지 말아주세요. 다른 나라 입장에서는 국가정보원(국정원) 직원이 스파이(spy)이기 때문에 신분이 알려지면 활동 제약과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정원 채용설명회가 22일 오후3시30분 ECC B141호에서 열렸다. 국정원 인사 담당자 ㄱ씨는 철저한 보안을 요구했다. 담당자의 직책이나 실명도 알 수 없었다. 이날 설명회는 약 50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국정원의 주요 업무는 국외정보, 대공수사, 대북정보, 방첩, 사이버 안보 위협 대응, 테러 예방 및 국제범죄 차단 등이다. 이 중 국외정보는 해외 여러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는 업무로,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정보 수집이 이에 포함된다. 대공수사는 북한 간첩과 그와 연계된 세력을 검거하는 업무다. 대북정보는 북한의 위협을 조기 경보하고 북한 정세를 진단하는 업무다. 방첩은 외국 스파이를 색출해 견제 및 차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ㄱ씨는 “국정원 인재상은 보안 의식, 애국심, 전문지식, 정보 감각, 책임감, 헌신”이라며 “그 중 전문지식이나 정보 감각은 국정원에 들어와 훈련하면 되기 때문에 국정원에 지원하는 사람은 애국심, 책임감, 보안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정원에서 근무하면 보안 때문에 국가를 위해 일한 성과를 주변에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한다”며 “뽐내고 싶어서 혹은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국정원에 지원하는 사람은 업무와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특수한 업무이기 때문에 채용 절차가 까다로운 편이다. 국정원 특정직 7급 정기공채는 서류전형, 필기시험, 체력검정, 면접전형, 신체검사를 거쳐 임용된다. 서류는 공인어학 성적과 자기소개서가 주 평가 요소며, 한국사, 어학성적, 무술 등으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ㄱ씨는 “소수점으로 서류 합격이 갈리는 경우도 있어서 1~2개 항목에서 가산점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필기시험 과목 중 하나인 국가정보적격성검사(NIAT)는 NIAT와 유사한 시중 문제집을 시간을 재며 풀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학생이 국정원 정기공채 교육생 교육 기간 1년 동안 외부와 연락이 안 되는 것이 사실이냐고 질문하자, ㄱ씨는 “정기공채 교육생 교육 기간 초반부에는 외부와 연락이 어려운 편이지만 후반부로 가면 연락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ㄱ씨가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고 농담 하자 학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한편 올해 국정원은 해외에서 일할 인력이 필요해 예전보다 많은 인원을 뽑는다. ㄱ씨에 따르면 본교 학생이 매년 꾸준히 국정원에 입사하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기관에 대해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평했다. 정은지(정외·14)씨는 “국정원 직원의 업무, 채용과정, 조직문화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며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에도 국정원 직원과 학생 간 소통이 잘 돼서 좋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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