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화미디어센터 조채린 조교

학생처 학생상담센터(상담센터)가 사이버폭력 피해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본교 재학생 1048명을 대상으로 작년 12월20일~28일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조사 결과, 조사에 참여한 재학생의 47.5%가 사이버 공간에서 언어폭력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뒤이어 32.3%인 339명이 음란물 피해, 14.7%인 154명이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인신공격을 당하는 플레이밍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센터 오혜영 소장은 “설문 참여 인원의 약 50%가 언어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결과만 봐도 현재 사이버폭력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며 “이는 사이버 공간 내 폭력에 따른 심리적 고통의 대응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사이버폭력은 피해자들의 내면화된 수치심, 대인관계 불안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내면화된 수치심이란 공허함, 자신을 낮게 평가하는 부적절감, 완벽을 추구하나 부족함을 느끼는 자기 처벌의 감정, 타인의 평가를 두려워하는 실수불안적 감정을 포괄한다.

그렇다면 사이버폭력을 당한 후 감정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상담센터 자료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피해자들의 인지 조절 전략이 내면화된 수치심, 대인관계 불안 정도에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피해 경험을 어떻게 인지하느냐에 따라 수치심과 대인관계 불안감을 심각하게 느낄 수도, 완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피해자들이 부적응적 인지 전략보다 적응적 인지 전략을 사용할 때 내면화된 수치심, 대인관계 불안감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응적 인지 전략이란 자신의 상황을 보다 객관적, 합리적으로 바라보는 방식을 뜻한다. 예를 들면, 상황을 변화시킬 방법을 떠올리는 계획 다시 생각하기, 당시 피해 상황과 상관없는 즐거운 일을 떠올리는 긍정적 초점 변경, 나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용전략, 이 일로 인해 더 강해질 것이라는 긍정적 재평가 전략 등이 있다. 

반면 부적응적 인지 전략은 피해에 대한 자기 비난, 타인 비난, 피해 당시 상황을 반추하는 것, 파국화 등을 포함한다. 파국화란 자신의 경험 중 공포스러운 면을 강조하며 상황을 실제보다 과장해 지각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재학생들은 사이버폭력 경험을 받아들일 때 적응적 인지 전략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 소장은 “피해 학생들은 힘들겠지만, 본인의 사고가 스스로 도움이 되는지 안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계속해서 무기력해지고, 다른 사람을 피하고, 수치심에 억눌린다면 사고를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에도 피해로 인한 고통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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