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간의 동아리연합회 진상조사 끝에 ‘이화냥이’ 해체
4개월간의 동아리연합회 진상조사 끝에 ‘이화냥이’ 해체
  • 장서윤 기자
  • 승인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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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대표자 회의서 중앙동아리 제명 안건 올라갔으나 해체로 무산

길고양이 공생 지원 중앙동아리 ‘이화냥이’가 18일 활동을 종료했다. 작년 10월30일 학내 커뮤니티 이화이언(ewhaian.com)에 이화냥이의 ‘모순된 입양 절차’와 ‘집행부의 군기 문제’가 공론화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공론화 후 동아리연합회(동연)는 작년 10월30일 이화냥이 사건 관련인의 신고를 받자마자 이화냥이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를 구성했다. 동연 회장에 따르면 동연 차원에서 진상조사위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상조사위에 대한 규정은 동연 회칙이나 시행세칙으로 남겨진 바가 없어 새롭게 비상 회의 기구를 만들었다. 신고인은 “동연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주겠다며 먼저 연락해왔다”고 말했다.

작년 12월10일 진상조사위는 1차 조사 결과보고서를 신고인과 이화냥이 양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피신고인인 이화냥이가 이의를 신청해 진상조사위는 12월12일 재조사를 시작했다. 재조사가 시작되는 과정에서 제34대 동연의 임기가 끝나 제2기 진상조사위가 새롭게 출범됐다.

신고인은 “기존 진상조사위는 1차 조사 후 타당한 이유가 아니면 이의 신청을 기각하겠다고 했지만 2기 진상조사위는 이화냥이의 이의 신청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신고인은 “진상조사위에 ‘왜 이의 신청을 받아줬느냐’, ‘이의가 타당한가’라고 묻자 ‘이의의 타당성을 판단할 수 없어 2차 조사에 착수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이의 신청 과정이 불합리했다고 주장했다.

재조사 기간에 재학생과 졸업생 1242명은 이화냥이의 중앙동아리 제명을 요구하는 서명을 하며 사건 해결을 촉구했다. 약 4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진상조사위는 지난 7일 페이스북 페이지(facebook.com/ewhadongari)에 입장문을 발표했다. 2차 조사에서는 ▲입양 절차의 공정성 ▲신고인의 동아리 탈퇴 결정 과정 ▲이화냥이 전 회장과 전 인사팀장의 영향력 ▲신고인의 2차 피해 진위 여부를 검증했다.

진상조사위의 입장문에 따르면 2차 조사에서 신고인과 이화냥이의 입장은 엇갈렸다. 진상조사위는 “양측의 진술은 접점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정반대였다”며 “진술과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잘잘못을 가릴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진상조사위가 더 이상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고인은 2차 조사 결과를 받은 후 신고를 취소했다. 신고인은 “가해 사실이 대폭 축소돼 결과가 나왔다”며 “이화냥이의 거짓 진술이 반영된 결과보고서가 사건의 결말로 남는 것을 원치 않아 신고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대해 학내 커뮤니티에서 학생들은 ‘기계적 중립’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사건을 지켜보던 최해윤(커미·17)씨는 "이화냥이의 가해 사실 증거가 많이 나왔는데도 동연이 모른 척하고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불합리하다"며 "가해자 감싸주기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신고인은 “재조사 과정에서 피해 사실을 의심하는 2차 가해가 있었다”며 “제출한 증거들은 증거가 될 수 없으니 다른 증거를 가져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증거가 거절된 이유는 피신고인인 이화냥이가 증거를 인정하지 않고, 말과 사적 기록(개인 SNS 대화)은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신고인은 “2차 조사에 이화냥이 관계자는 부르지 않았다”며 “신고인만 두 번 불러 각 3~4시간 동안 자신이 입은 피해를 증명하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동연은 16일 사과문을 발표해 신고인에게 2차 가해한 점을 사과했다. 또한 동연은 신고인이 제기한 의혹을 2차 조사 결과보고서에서 충분히 다루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동연 회장 강미리(정외·17)씨도 16일 개인 사과문을 올렸다. 강씨는 사과문을 통해 “자신이 사건을 규정할 책임자로서 2차 가해에 직접적으로 연관됐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공동체적 해결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겠다”며 후속 조치 계획을 밝혔다.

17일 이화냥이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ewha_cats)에 ‘18일부로 모든 활동을 종료하고 해체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화냥이는 “진상조사위를 통해 사건과 관련된 구성원이 현재 이화냥이에 없다고 확인받았으나 ‘학교폭력 동아리’, ‘가해자 동아리’라는 오명을 썼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이후 대자보와 SNS 공식 창구를 통해 입장을 표명했으나 사건과 관계없는 일반부원은 신상이 노출되는 등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며 “더 이상 자체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 해체를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동연은 27일 동아리 대표자 회의(동대회)에서 이화냥이의 중앙동아리 제명을 안건에 부치기로 했으나 이화냥이가 해체하면서 제명 회의는 취소됐다. 동연 회장은 “신고인에게 물어본 결과 이미 이화냥이가 해체를 한 상황에서 제명은 불필요하다고 답변했다”며 “동대회에 제명 안건은 올라가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