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분단 상태로 남은 마지막 국가, 통일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2019년을 맞이한 한반도이다. 긴 전쟁과 끝이 안 보였던 휴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한민국은 분단과 통일에 대한 무관심과 무감각에 다시 잠겨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왜 통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침묵이 계속되는 사회가 당연하게 되었는가. 우리가 통일에 대한 준비가 안 되어있기 때문은 아닐까. 

청년들은 기성세대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위한 주체적인 준비를 해야만 한다. 그러나 좁아지는 취업문, 점점 심각해지는 사회적 불평등, 소통이 단절되어 가는 인간관계, 끊임없는 경쟁과 정체성의 혼란 등 청년들의 비명은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는 경제성장의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소셜픽션 : 지금 세계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에서 이원재 저자는, 지금 세계는 1929년 대공황 때보다 더 높은 만성적 불안의 경제 상태라고 본다. 게다가 현재는 나름대로 민주적 정치 시스템과 복지를 갖춘 미국과 유럽 선진국마저 길을 잃고 헤매는 시기이다. 전 세계가 길을 잃었다고는 해도 각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와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려면 사회 전체가 바라는 앞으로의 미래상을 그리는 작업을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것을 소셜픽션(Social Fiction), 즉 ‘사회적 상상’이라고 한다.

한국의 사회적 상상은 무엇이었고 앞으로 무엇이어야 할까. 1970년대의 사회적 상상은 산업화였다. 1인당 국민소득은 지금의 10분의 1 정도의 후진국이었지만 당시 젊은이들은 공장에서 경제성장을 위해 땀 흘렸고, 낯선 타국에서 외화를 벌어오며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그 후 1980년대의 사회적 상상은 민주화였다. 당시 대학생들은 민주화를 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외쳤다. 

민주화와 산업화는 그 당시 꿈과 같은 일이었으며 사회적 상상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그 상상은 현실이 됐다. 진정한 통일을 위해서는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이 어떤 사회적 상상을 갖는지가 중요하다. 통일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지금, 청년의 사회적 상상은 통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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