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수술실, 전 중환자실 1인실 도입 등 다양한 국내 최초 의료 서비스 선보여 ··· 이화의료원 전신 보구여관도 재현

이대서울병원 전체전경지난 7일 진료를 개시한 이대서울병원의 외부전경. 사각형의 병원 건물 안에는 의료시설 외에도 의과대학, 의과대학 도서관, 갤러리 등을 찾아볼 수 있다.제공=이화의료원 홍보전략팀
이대서울병원 전체전경지난 7일 진료를 개시한 이대서울병원의 외부전경
사각형의 병원 건물 안에는 의료시설 외에도 의과대학, 의과대학 도서관, 갤러리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제공=이화의료원 홍보전략팀

이대서울병원(서울병원)은 5월 본격 개원을 앞두고 지난 7일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마곡지구에 지하 6층에서 지상 10층까지 1014병상 규모로 건립된 서울병원은 강서구 최초 대학병원이다. 기자는 진료가 개시된 7일과 19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서울병원을 찾아가 봤다.

5호선 발산역에 도착해 지하철에서 내리자 병원 지하 1층과 연결된 출입구가 있었다. 야외로 나가지 않아도 병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개원식 후 이 주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병원은 많이 정돈되고 안정된 모습이었으며 병원을 찾은 사람들로 활기가 돌았다.

이대서울병원 첫 진료환자이대서울병원 첫 진료환자 강호준 씨(왼쪽에서 여덟번째)와 병원관계자들의 단체사진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이대서울병원 첫 진료환자
이대서울병원 첫 진료환자 강호준 씨(왼쪽에서 여덟번째)와 병원관계자들의 단체사진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건물에 들어서자 웅장함과 화려함이 느껴졌다. 건물 내 중앙부가 1층부터 4층까지 한눈에 보이도록 높게 뚫려 있었으며, 위를 올려다보자 유리 천장 사이로 눈이 내리는 하늘이 보였다. 벽면에는 조형, 회화 작품들이 작품 설명과 함께 전시돼 있었다. 특히 층별 계단 옆 큰 모니터에는 영상 작품들이 상영되고 있었다.

2층에는 병원의 심미적 기능이 가장 두드러진 공간이 있다. 바로 서울병원 아트큐브(Art Cube). 조형 예술대에서 담당하는 이곳은 현재 <Figurative Abstract-구상된 추상>이라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아트 큐브는 3개월에 한 번꼴로 전시 테마가 바뀐다.

1층부터 3층까지는 로비 가운데에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이동이 용이했다. 또한 복도 곳곳에는 전자식 안내판이 있어 처음 방문한 환자라도 가고자 하는 진료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서울병원은 국내 최초 정사각형 형태의 병원 건물로 동선의 효율성을 위해 세 면을 A, B, C관으로 구분했다. 각 관의 병동은 직관적으로 구별할 수 있도록 내부 벽 색깔을 달리했다.

병원 중앙을 기준으로 양옆에는 과목별 진료실들이 있었다. 서울병원은 기존 병원과 다르게 내과, 외과, 정형외과 등 전문 과목별 진료실과 더불어 소화기센터, 심혈관센터, 통증센터 등을 도입했다. 눈여겨볼 것은 지하 1층의 관절·척추센터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찾는 이 센터는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되는 출입구 앞에 있다. 사소해 보이지만 환자 중심의 진료 체계를 신조로 하는 병원다운 설계였다.

 

이대서울병원3인실환자들의 쾌적한 의료환경을 위해 병원 설립단계에서부터 3인실 위주의 병실체계를 계획한 이대서울병원제공=이화의료원 홍보전략팀
이대서울병원 3인실
환자들의 쾌적한 의료환경을 위해 병원 설립단계에서부터 3인실 위주의 병실체계를 계획한 이대서울병원
제공=이화의료원 홍보전략팀

일반 병실은 B관 5층~10층, C관 5층~7층에 있다. 건립 계획 단계부터 환자 중심의 병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서울병원은 쾌적함을 위해 상급 병실료 없는 기준 병실을 3인실로 마련했다. 특히 2인실은 언제든지 1인실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해 커튼을 치면 1인실과 유사한 공간이 확보된다. 5층으로 올라가자 아직 공사 중인 병실들이 있었다. 이화의료원 홍보과 관계자는 “현재는 진료를 개시한 지 이 주가 채 되지 않았기에 330병상을 운영하고 있으며 추후 환자 수에 맞게 유동적으로 병실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라 전했다.

정사각형 건물 각 모서리에는 간호 스테이션이 있었다. 덕분에 모든 병실에 즉각적으로 투입될 수 있다. 외과 중환자실의 위치도 눈여겨볼 만했다. 감염 위험 때문에 기자는 출입하지 못했지만, 수술실 바로 옆에 있어 수술이 끝난 직후 중환자실로의 이동이 가능케 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병원 이동의 효율성을 깊게 고려한 듯했다.

일반 중환자실 또한 기존 병원들과 다르게 전 병실이 1인실로 운영된다. 오픈된 형태의 중환자실은 환자와 환자 사이를 커튼 등으로만 구분하기 때문에 의료진이 한 환자에게만 집중하기 힘든 환경이다. 반면 서울병원의 중환자실은 당장 처치가 필요한 환자를 빠르게 구분할 수 있고 독립된 공간에서 의료진이 집중적으로 투입되기에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즉각적으로 할 수 있다. 또한 옆 침대의 기계 소리나 다른 환자의 대소변 냄새가 차단돼 환자가 편안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회복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스마트 수술실’도 도입될 예정이다. 서울병원은 광학전문기업 올림푸스와 ‘스마트 수술실’ 협약을 맺어 ‘엔도알파’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수술실 의료장비의 제어와 영상 송출 등의 작업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스마트 터치패널로 쉽게 조정할 수 있다. 또한 수술에 사용되는 의료기기 설정을 미리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 불러올 수 있어 수술 준비 시간을 줄이고, 수술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

병원의 심장부 응급의료센터 또한 환자를 중심으로 고민하고 설계한 흔적이 느껴졌다. 응급의료센터에 들어가면 양쪽으로 길이 나눠진다. 한쪽은 성인응급실이며, 다른 한 곳은 소아응급실이었다. 응급실은 각기 다른 상태의 환자들이 예고 없이 방문하기에 어린 시절 이를 목격하게 되면 평생의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 이를 방지하고자 소아응급실을 따로 분리한 것이다.

서울병원의 공사가 시작된 시기, 의료계가 주목한 이슈는 감염병 확산 예방이었다. 2015년 감염 예방 시스템 부재로 메르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예방 시스템의 중요성이 강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병원은 설계 과정에서부터 감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병원 곳곳에 반영했다. 호흡기 내과 병동의 공조 시스템은 타 병동과 분리돼 있으며, 음압 격리 병동과 응급의료센터 내 음압 격리실, 병동 내 별도 면회실 등이 설치돼 있다.

 

이대서울병원 보구여관 설경이대서울병원 외부에 재현된 보구여관의 모습제공=이화의료원 홍보전략팀
이대서울병원 보구여관 설경
이대서울병원 외부에 재현된 보구여관의 모습
제공=이화의료원 홍보전략팀

병원 외부에는 이화의료원의 모태인 ‘보구여관’을 그대로 재현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개방되지 않아 관찰할 수 없었지만, 병원 측에 따르면 외관뿐 아니라 내부도 과거에 사용하던 그대로 고증해 복원했다. 편욱범 서울병원장은 “1887년 스크랜튼 여사가 보구여관을 통해 한국에 퍼트린 사랑과 봉사의 발자취를 따라 기존에 없던 환자 중심의 병원을 만들었다”며 “앞으로의 의료 체계가 환자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서울병원이 변화의 시작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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