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학보는 학내 대표언론이지만, 학내 인기언론은 아니다.”

아마 학보 구성원 전원이 동의하는 말일 겁니다. 심지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학내 대표 언론역할을 하는 건 이대학보가 아니라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니까요.

1호부터 1572호까지, 도대체 그 많던 이대학보의 역사는 어디로 간 걸까요? 선배 기자부터 현 기자들이 새운 밤들은 헛된 것이 아니었을 텐데요. 학생들이 정문에 놓인 배포대를 투명한 시선으로 지나갈 때마다 씁쓸하게 곱씹는 질문입니다. 현재 이대학보는 매주 약 8000부를 찍지만 절반이 채 못 나가고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이나 축제 기간이면 신문이 유독 많이 나간다는데, 증가한 학보 수요가 우산과 돗자리 수요를 대신한다는 건 알만 합니다.

갑작스러운 말에 놀라셨나요. 한탄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그렇기에 이대학보는 변할 겁니다. 조금이라도 더 읽히기 위해서는 무관심에 좌절할 게 아니라 심기일전하고 새로운 이대학보를 준비해야죠. 이대학보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 저를 비롯한 이대학보 기자들은 지난 방학 같이 머리를 싸매며 생각하고, 얘기하고, 고민했습니다. 학기 중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여행 계획과 휴식을 일부 반납한 채 말입니다. 지난한 논의 끝에 결정하게 된 이대학보의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이번 학기부터 이대학보는 취재조직을 개편합니다.

부서 단위로 취재하던 기존의 시스템을 탈피해 팀 단위로 취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앞으로 이대학보는 수업팀, 안전팀, 학생생활팀, 커리어 취업팀, 자치행정팀, 학술팀, 인물팀, 권리팀, 문화예술팀, 이렇게 총 9팀으로 움직입니다. 기존의 사회문화부, 대학취재부만으로는 소화하지 못했던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 및 학내 이슈를 각 팀에서 영역별로 전담해, 학내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첨언하자면, 이렇게 부서를 해체하고 팀 단위로 취재하는 건 아마 대학 언론 내에서 최초의 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둘째, 사설 또한 편집국 편지 ‘From 편집국’으로 대체합니다. 유튜브 채널도 새롭게 개설합니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확성기가 아닌, 기자와 독자가 서로 소통하며 하나의 신문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소통창구를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From 편집국’은 독자와 편집국 기자들이 때로는 동기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수다 떨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될 것입니다. 새롭게 개설된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는 소셜 미디어의 사회적 영향을 깊게 고민하고 이화 독자들을 위해 활용하는 따뜻한 언론으로서의 사명도 충실하게 수행하겠습니다.

셋째, 이대학보 학생 패널을 조직합니다.

다양한 전공, 학번의 학생 약 100명으로 구성된 학생 패널은 이화인들을 대표해 저희와 매주 소통할 것입니다. 패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인터뷰가 진행되며, 패널에 속한 학생들에게는 소정의 상품과 이대학보 행사 우선 참여권이 주어집니다. 패널이 되기 위한 조건은 따로 없습니다. 이대학보에 관심 있는 이화인이라면 참여 가능합니다.

앞으로 이대학보에서는 이외에 많은 변화가 꾸준히 진행될 것입니다. 신문을 보고 비판할 게 있으면 비판을, 기삿거리가 있으면 제보를 해주세요. 이대학보는 언제나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조언, 질책 기다리며 문을 열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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