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미국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지 두 달이 되어간다. 설렘 가득한 채 시작했던 교환학생 생활을 돌이켜보면 소중한 추억들이 많이 생각난다. 그러나 이런 것들 외에 내가 교환학생과 관련하여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외국 생활을 하면서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외로움으로부터 얻은 깨달음이다.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 단 한 번도 가족과 떨어져 혼자 타지에서 지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방인으로 외국에 머무는 동안 사무치는 외로움에 허우적댔고 이에 외로움을 타파하고자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 그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도 매일 할 수는 없는 것이었기에 나는 이따금 일상을 혼자 기숙사에서 보낸 적이 많았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나의 가치를 발견하고 인정해왔기에 그저 혼자 침대에 누워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고 있는 내가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삶을 사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미국에서의 1분 1초를 유의미하게 보내겠다는 의지와 다르게 교환학생 생활이 흘러가자 결국 나는 혼자서 기숙사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을 혐오하게 되었고 때때로 그래야만 하는 처지를 원망하고 내 가치마저 깎아내린 채 무기력해졌었다.

그러나 점점 혼자 있는 시간에 익숙해지면서 나는 의외로 혼자 지내는 것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그동안 인간관계에 얽매여 스트레스 받았던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고, 자신을 성찰해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며 내가 미래에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전에는 무의미하고 무가치하다고 생각했던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는 시간도 한편으로는 영어를 공부하는 데에 가치 있게 이용할 수 있었고, 침대에 누워 가만히 있던 시간조차도 지금껏 쉬지 않고 달려왔던 내 인생에 꿀 같은 휴식을 선사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대인관계 속에서의 나를 중시하여 내가 혼자 있었던 시간을 홀대했었다. 그러나 그렇게 혼자 있었던 시간을 통해 나는 예상외로 얻은 것들이 많았고 누군가와 함께 있지 않고도 혼자 있는 나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진정으로 깨닫게 되었다. 만약 시간을 거슬러 외로움에 몸부림쳤던 그때의 나에게 한마디 말을 전해줄 수 있다면 나는 이 말을 해주고 싶다.

“혼자여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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