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 이상 통신국 수신 요구할 예정, 타 통신사 망도 고려 중

11월24일 오전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11월24일~25일 이틀간 본교 네트워크 통신에 장애가 발생했다. 11월25일 오후11시42분 인터넷, 전화 회선 일부가 복구됐지만, 갑자기 끊긴 휴대 전화 및 교내 와이파이(Wifi), 포털사이트에 학내 구성원은 큰 혼란을 겪었다.

본교는 이번 화재로부터 발생한 통신 마비에 속수무책이었다. 교내 대부분 전화와 인터넷 회선은 KT 아현지사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정보인프라팀 김회림 팀장은 “화재 직후 네트워크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네트워크에 이상이 있는 것을 연락받았다”며 “담당자들이 출근해 문제를 확인했지만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KT에 긴급 복구를 반복해 요청했다”고 말했다.

 

▲학내 시스템 작동 안 돼

주말 동안 학생들은 교내 와이파이, 포털사이트 등을 이용하지 못했다. 11월24일~26일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 이화이언(ewhaian.com)에는 해당 주제와 관련된 글이 약 300개 게시됐다. 이소민(호크마·18)씨는 “팀 프로젝트 자료들을 사이버캠퍼스에 모으고 주말에 공부할 계획을 세웠는데 사이버캠퍼스 접속 자체가 되지 않아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화안(경제·16)씨는 “일요일까지 사이버캠퍼스를 통해 제출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커뮤니티를 통해 중앙도서관 컴퓨터실에서만 접속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컴퓨터실에 가 무사히 과제를 끝냈지만 좌석 발급기는 작동하지 않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중앙도서관 컴퓨터실은 KT 통신망이 아닌 학내 유선 네트워크를 사용해 접속이 가능했다. 

과제 제출 일정이 늦춰진 수업도 여럿 있었다. 학생들은 변경된 사항을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전달했다. ‘우리말과 글쓰기’를 가르치는 김소륜 교수(국어국문학과)는 “과제 내용이 소논문 주제에 관한 자료 조사였기에 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을 통해 논문을 검색할 수 없었고 이에 타 포털 메일로 연락했다”며 “사이버캠퍼스로 공지할 수 없어 문의를 한 학생에게 과제 제출 기한 일주일 연기를 알렸다”고 말했다.

학사 일정 또한 일부 바뀌었다. 교무처 수업지원팀은 교내 사이트의 인터넷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아 겨울 계절학기 수강 신청 일정을 일주일 연기했다. 변경된 수강 신청 날짜는 4일 오전9시~ 6일 오후5시다. 2019학년도 1학기 호크마 교양대학 멘토 모집 마감 또한 통신 장애를 이유로 11월25일에서 11월29일로 연장됐다. 화재가 있던 주말 시행된 2019학년도 수시모집 논술 전형은 원활하게 진행됐다.

이번 화재로 교내 위험 상황 발생 시 연결하는 전화 또한 멈췄다. 경비실 종합상황실의 연락망도 교내 전화 회선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주말이라 학내 유동 인구가 적어 종합상황실의 연락 먹통에도 피해는 없었지만, 상황이 조금 더 심각했다면 큰 혼란을 빚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종합상황실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추가 논의된 대책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주말 내내 학교에 머무는 기숙사생은 기숙사 내 편의 시설과 식당의 카드 단말기가 먹통이 돼 곤란을 겪기도 했다. 기숙사 내 현금 인출기 또한 작동하지 않아 현금이 없던 기숙사생들은 타 지역에 가 식사를 해결했다. 최주현(커미·17)씨는 “기숙사 내 편의점과 식당의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았다”며 “현금을 뽑을 수조차 없어 종로까지 가서 식사를 해결해 매우 불편했다”고 전했다.

기숙사뿐 아니라 교내 편의 시설들의 카드 단말기 또한 작동을 멈춰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생활협동조합을 비롯해 ECC 지하4층에 위치한 일부 편의시설들은 주말 동안 카드 결제를 할 수 없었다. 복사업체 후지(FUJI)는 카드 단말기뿐 아니라 무인 복합기 또한 먹통이 되어 피해를 입었다. FUJI 관계자는 “11월26일~27일 이틀간은 기계들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았다”며 “아직 몇 군데는 오늘(11월28일)까지도 복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교내 편의 시설의 통신 장애는 본교의 인터넷 회선과 관계된 것 아니기에 KT 복구 속도에 따라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보상 방안은 아직

정보인프라팀에 따르면 KT는 공공기관 및 학교 통신망을 우선적으로 복구했다. 이로 인해 11월25일 오후11시42분 2개의 전화 회선은 모두 복구됐으며 인터넷 회선은 3개의 회선 중 2개가 복구됐다. 하지만 인터넷 회선이 완전히 복구된 것은 아니어서 11월26일~27일 접속이 일부 불안정했다. 펌뱅킹(Firm Banking) 회선은 11월27일 오후3시 이후 복구됐다.

정보통신처 정보인프라팀은 재발 방지를 위해 KT 측에 국사 이중화를 요청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KT 통신망과 함께 타 통신사의 통신망을 중첩적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국사 이중화는 이번 사고처럼 한 국사의 통신망이 훼손됐을 때 주변 다른 지사의 망을 거쳐 네트워크를 우회하는 방식이다.

현재 KT는 동케이블 기반 인터넷 이용 고객에게는 3개월, 일반 전화 이용 고객에게는 6개월 이용 요금을 감면하는 보상 방안을 내놓았다. KT 헬프데스크 측에 본교 통신 장애에 관한 보상을 문의하자 “이화여대는 기업 고객이기에 아직 구체적 보상 방안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추후 전용 사이트를 열어 감면 대상자와 감면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복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어 보상에 관한 논의는 추후에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숙사 거주 학생들은 실거주지를 기준으로 보상하라며 KT 헬프데스크에 요구하고 있다.

한편 화재가 난 KT 아현지사는 서울 마포·서대문·중구 일대로 연결된 16만8000개의 유선회로와 광케이블 220세트가 설치된 곳이다. 약 10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화재로 본교가 위치한 서대문구뿐 아니라 마포구, 용산구, 은평구, 중구와 경기 고양시 일부 지역에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화재 진압 후 경찰과 소방 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을 하며 원인 조사에 나섰지만 현재(11월30일)까지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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