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돌보기
나 돌보기
  • 백지현(사학·18)
  • 승인 20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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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기 위해서는 ‘쉬는시간’ 필요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당신은 무엇을 하는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당신만의 방법이 있는가? 당신의 몸과 마음은 건강한가?

이 질문들은 요즘 내가 자신에게 수시로 묻는 말이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활 내내, 그리고 대학 합격 소식을 통보받은 후에 내가 바라던 대학 생활은 하고 싶은 것에 모두 도전하며 사는 것이었다. 교환학생, 동아리, 봉사, 교내외 각종 크고 작은 행사들, 학술대회……. 그러나 막상 대학에 입학하니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업 시간표와 겹치는 일은 할 수 없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도 벌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신이 건강해야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놓치고 있었다.

대학교에 입학한 뒤 마음먹었던 대로 듣고 싶은 수업을 듣고, 하고 싶었던 활동들을 차근차근 하며 나름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신체적으로 힘이 들었지만 그것은 내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의 열정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아 속상한 어느 날, 나는 쉬어달라는 몸과 마음의 요구를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대로, 잘 쉬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쉬는 것인지 모르겠다. 살면서 생각해보지 못했던 문제라 당황스러웠다. 학창시절에는 날마다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있었기 때문에 힘든 일이 있더라도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풀리곤 했다. 그러나 성인이 된 친구들과 나는 따로 시간을 내야만 만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이제 우울함, 피곤함, 지침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시간을 갖고 그 시간은 온전히 나를 위해 써야 함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더 잘 돌보기로 했다. 내가 하고 싶다고 적어놓은 일들을 다시 살펴보니 몸과 마음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나를 지치게 할 수 있는 일들이라고 느꼈다. 어찌 되었든 ‘일’이기 때문이다. 또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인지, 나도 모르게 사회 분위기에 이끌려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일상이 나에게 가혹했을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태 머리가 시키는 대로만 살고 몸의 아우성은 듣지 않았던 것이다. 나의 기분, 나의 몸 상태를 살피지 않은 채 할 일을 하겠다고 전전긍긍한 것 같아 나에게 미안했다.

어떤 일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에게 시간과 의지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하고 싶은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삶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고민의 결론이다. 너무 작아서 안 보였던 것들, 너무 무심했던 것들,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보려고 한다. 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그 시간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며 동시에 나를 돌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