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화여대(이대)에 지원하게 됐어? 이대에 합격한 지금 기분이 어때? 조한나=우선 미션스쿨이라는 점에서 끌렸어. 미션스쿨인 연세대랑 이대에 원서를 넣었는데 동시에 1차 시험에 합격한 거야. 같은 날 2차 면접이 있었는데 난 이대를 선택했어. 이대에 오면 여성으로서 더 클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 같아서 말야. 내가 원하던 이대에 와서 너무 좋아. 한보미=난 엄마가 이대 출신이라 어렸을 때부터 많이 와봐서인지 이대가 친근하게 느껴져.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남녀공학만 나와서 여대에 한번 와보고 싶기도 했구. 백송이=난 그냥… 고려대·연세대 다음으로 이대를 좋은 학교로 치니깐.(웃음) 이대에 온걸 너희처럼 행복해 하는 사람도 있긴 있구나. 난 여대라서 싫은데 말야. 정말 놀랍다∼ ­이대생이 된거 정말 축하해. 합격한 뒤 주위 반응은 어땠어? 백=내 남동생은 이대 다니면 다 페미니스트가 된다면서 졸업하면 무서운 페미니스트로 변해있을 거라고 놀리더라. 치이∼ 조=어른들은 모두 좋아하셨어. 그런데 젊은 사람들은 여대가면 시야가 좁아질 거라고 걱정하더라구. 정은아=나한테는 다들 이대 잘 갔다고 했어. 여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을 거라면서. 이유민=내 친구들은 합격한 것 보다 시집 잘가겠다면서 축하한다고 그러더라.(웃음) ­그럼 평소에는 사람들이 이대에 대해서 뭐라고 말하든? 백=글쎄 이대생은 시험 기간이 되면 필요하지도 않은 책을 일부러 도서관에서 빌린다는 거야. 그리고 연체료를 내더라도 시험 끝난 후에 반납한대. 그 책이 필요한 다른 친구가 못 보게 하려구. 이거 진짜인가? 정말 무섭다∼ 박현경=노트 필기도 잘 안 보여 준다며. 내 주위 사람들도 무서운 집단이라고 딱 잘라 말하던걸. 왕따도 되게 많대. 이=왜 이대생은 시집 잘 간다고도 하잖아. 재벌들이 이대 졸업앨범을 쫙 훑어 보면서 신부감을 고른다며? 박=그래서 십만원씩 하는 신부 화장하고 사진 찍는다고 소문 났잖아. 또 서울대생 아니면 쳐다도 안본다, ‘사’자 들어간 직업만 남편감으로 본다는 둥 말 되게 많더라. ­한편으론 송이 동생처럼 이대생은 다 페미니스트라고 여기는 사람도 많더라구. 박=맞아. 여성에 대한 이대생 의견이라면 다 극심한 페미니즘이나 편견으로 본대. 백=얼마 전 리더십 캠프에서 한 교수님도 이대생이면 여성문제에 대해 말할 때 조용히 있으라고 농담처럼 말씀하셨잖아. 말했다가는 머리만 아파진다고.(웃음) 조=여성의 권리가 없는게 현실이고 그걸 당당하게 말하는 건데 왜 그러지? 사람들이 무조건 이대를 극단적인 페미니스트 집단이라 보고 싫어하는거… 참 문제가 많은 것 같아. ­그렇다면 너희가 실제로 본 이대는 어떤 곳이야? 한=이대에는 수동적으로 남자한테 기대고 미루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자발적으로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 백=학교 다닐 때는 모르지만 졸업 후엔 남녀공학보다 단결력이 더 강하대. 남녀공학은 학교 다닐땐 ‘우리 우정∼’하면서 건배하지만 졸업하면 아무것도 안 남는다던걸. 이=지금 이대생인 큰언니 말에 의하면 아까 얘기했던 이대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들이 단지 선입견일 뿐이래. 우리 언니만 봐도 아닌거 같아. 조=여대라 시야도 작아지고 경쟁력도 없다고들 하지만 그건 자기하기 나름 아니겠어? 사회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선배들도 많잖아. ­앞으로 이화 안에서 어떤 꿈을 이루고 싶니? 조=난 문헌정보학처럼 많이 연구되지 않은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 여성인 내가 주도해서 미개척 분야를 연구할거야. 그런면에서 이대는 나에게 좋은 발판이 돼줄 것이라고 믿어. 박=여성이 주목받고 있는 시기에 여대를 잘 선택한것 같아. 이대에서의 생활이 여성리더로 클 수 있는 큰 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이=난 이대를 나쁘게만 보는 사람들의 잘못된 시선을 바꿔 놓을꺼야. 그래서 지금의 고정관념이 단지 선입견이었다는 걸 보여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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