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 심각성 인지하고 작은 일부터 실천해야

카페에 가서 음료를 시켰는데 유리잔에 빨대가 꽂혀 나왔다. 요즘 빨대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한 사람당 하루 최소 한 개의 빨대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버려지는 빨대는 도대체 얼마나 많을까? 하루 동안 사용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빨대의 양을 나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플라스틱 빨대는 얇고 작아서 분리배출이 잘 안 되는 일회용품 중 하나이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사용 억제 대상 일회용품’에 포함되지 않는 데다 가격도 저렴해 쉽게 사용하고 버려진다. 빨대 하나를 소비하는 데는 짧게는 몇 분, 길어도 하루 이내의 시간이 걸린다. 이 시간은 빨대가 분해되는 데 걸리는 500년이라는 세월에 비하면 너무나 순간이다.

게다가 빨대는 분해가 채 되기도 전에 부서지고 부서져 지름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지구 곳곳에 잔류하게 된다. 물고기나 새를 비롯한 생물들은 알록달록한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한다. 실제로 플라스틱 섭취로 죽어가는 바닷새는 연간 100만 마리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비단 동물들에게만 문제인 것이 아니다. 어패류, 생수 등을 통해 우리 또한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해양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 위해성 연구’에 따르면 경남 진해·거제 지역 양식장 인근 해역의 굴·담치·게·지렁이 139개체 중 97%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또한 환경부는 지난해 4대강 수계 24개 정수장 중 12곳에서 소량의 미세 플라스틱을 검출했다.

플라스틱 빨대가 만드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해 알고 난 후 빨대의 존재가 더욱 불편해졌다. 그래서 요즘에는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과 빨대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대에 너무 익숙해진 나를 위해 최근에는 스테인리스로 제작된 다회용 빨대와 빨대 세척 솔을 구매했다.

정부도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여 2027년에는 아예 금지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상태이다. 커피 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는 지난 8월부터 시행 중에 있다. 덕분에 일회용 컵 사용은 가시적으로 감소하는 듯 보이지만 플라스틱 빨대는 아직도 매장 내외에서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 온라인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에서는 ‘식당과 카페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에 관한 시민 의견을 모으고 있으며, 일부 커피전문점에서는 종이 빨대나 드링킹 리드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곳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시행하고 있다.

때때로 환경을 위해 거창한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작은 것이라도 자신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 줄이기.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일이다. 작지만 의미 있는 빨대 사용 줄이기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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