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가 필요할 때, 같이 fika 할래요?
쉼표가 필요할 때, 같이 fika 할래요?
  • 김민송(커미·16)
  • 승인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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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ds universitet 룬드대학교

  스웨덴에는 ‘fika'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단어 자체로는 ‘커피를 마신다’ 는 뜻이지만, 보통 함께 커피를 마시고 대화하는 시간을 일컫는다. 스웨덴 거리를 다니다 보면 어디든 fika를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교환학생에 관심 있는,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이화인들과 함께 커피는 없지만 소소한 fika를 해보고자 한다.

  푸른 하늘 아래에서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 교환학생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한 생활일 것이다. 나 역시 많은 나라를 여행하고, 생각의 폭을 넓히고 싶어서 교환학생에 지원했다.

  하지만 막상 교환학생을 준비하다 보면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원하는 토플 점수를 얻기 위해 공부하고, 학업 계획서를 쓰고, 교환교 리스트를 보면서 원하는 학교를 고르고, 확정된 교환교에 입학 허가를 받고, 출국을 준비하고···

  나 역시 교환학생을 준비하며 일명 ‘현타’라고 하는 현실 자각의 순간을 여러 번 겪었다. 전반적인 준비 과정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이 뜻대로 되지 않자 교환학생 생활에 대한 설렘 대신 ‘낯선 나라에서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만이 남았다. 이 과정에서 느낀 건, 교환학생은 그저 행복한 기대만으로 꿀 수 있는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상황을 감내할 여유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룬드에서의 첫 일주일 역시 하루하루 순탄한 날이 없었다. 첫날부터 캐리어가 고장 났고, 여권을 잃어버리기도 했고, 밤에 기숙사 현관이 열리지 않아 막차를 타고 친구 기숙사에 가서 자기도 했다. 그저 액땜이라 웃으며 넘기기엔 몸도 마음도 참 고된 시간의 연속이었다.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며 출국했지만 낯선 환경에서 겪는 낯선 상황들은 자꾸 자신감을 잃게 했다.

  이렇게만 보면 교환학생 생활에 대해 회의감만 있는 것 같지만, 확실히 교환학생은 이 모든 걸 감내할 만큼의 가치가 있다.

  나역시도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얻는 법을 배우며 나 자신이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보이는 풍경들이 예뻐서 잠시 멈춰 카메라로 그것을 담는 순간. 흐리다가도 어느새 따스한 햇살이 비칠 때 벤치에 앉아 그 햇살을 느끼는 순간. 어쩌면 그들에겐 이방인일 나를 편견 없이 대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는 순간.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스웨덴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분명 앞으로도 수많은 경험을 할 테고, 힘든 순간도 많을 것이다.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이화인들도 이렇게 출국 준비가 힘든가 싶고 지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런 순간에 이 글을 읽는다면, 내가 그랬듯 모든 걸 잠시 내려놓고 한 번 숨을 고르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다시금 자신에게 있어 교환학생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상기시키며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지금, Ska vi fika? (함께 피카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