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부스 급작스런 운영중단 통보 동아리 공연 취소 및 연기 잇달

  132주년 대동제가 유례없는 폭우로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대동제 기획단(기획단)은 일기 예보에 따라 우천에 대비한 대책을 12일부터 마련했으나, 일부 미흡한 대처로 인해 축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대동제가 어려움을 겪은 건 공연 동아리의 공연 축소 및 연기과 기획단 내부의 혼선을 이유로 들 수 있다.

 

17일 오후3시 실내부스가 운영된 ECC 극장 전경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17일 오후3시 실내부스가 운영된 ECC 극장 전경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공연 동아리 대동제 공연 축소·연기

 

  대동제를 바라보며 그동안 연습해온 많은 공연 동아리들은 공연이 임박한 시점에서 공연을 연기하게 됐다. 7일 기준 15개의 동아리가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절반 넘는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이번 사태는 기획단 측의 부실한 우천 대책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에 공연 예정이었던 한 공연 동아리는 같은 날 공연 예정이었던 동아리 투파이브가 공연을 학생문화관(학문관)에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대부분의 동아리가 공연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공연 일정에 대해 기획단 측에 문의한 결과, 현재 학문관 로비 상황이 인파로 인해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공연을 진행할지를 선택하라는 답변을 전달받았다. 해당 동아리는 사실상 공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공연 일정을 취소했다.

  기획단은 12일 총학생회 블로그를 통해 초기 우천 대책을 공지한 바 있다. 기획단은 해당 게시물에서 강수량이 많을 경우 동아리 공연은 학문관 광장 등 야외 무대에서 학문관 로비로 이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야외부스 또한 우천시 학문관에 실내 간이부스를 설치하는 방안을 학생처와 협의 중이라고 게시했다. 

  결과적으로 공연 장소는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 비가 와 학문관으로 이전한 실내 간이 부스를 방문한 학생들로 인해 학문관 내부가 혼잡해 동아리가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사실상 매우 좁았다. 투파이브의 경우 공연 직전까지 필요한 음향시설 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이는 초기 대책 수립 과정에서 동아리 공연과 실내 간이 부스의 활동 공간이 겹칠 수 있다는 점을 기획단이 인지하고 있음에도 학문관의 협소한 공간을 염두에 두지 않아 비롯된 상황이었다. 

  이에 기획단은 16일 학문관 지하1층 로비에 펜스를 설치해 공연 동아리들에 공연장소를 확보했다고 공지했으나, 뒤늦은 대처와 확보한 공연 장소조차 매우 협소해 16일 동아리 투파이브의 공연 이후로 대부분의 동아리가 예정돼있던 공연을 취소했다. 

  취소 및 연기한 동아리에 대한 대책으로 기획단 측은 18일부터 다음 주까지 동아리가 공연이 가능한 시간에 최대한 공연 일정을 다시 잡겠다고 말했다. 

 

17일 대동제 행사가 끝난 후 설치된 비품을 철수하는 대동제 기획단의 모습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17일 대동제 행사가 끝난 후 설치된 비품을 철수하는 대동제 기획단의 모습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기획단 내부의 혼선

 

  한편, 기획단의 공지가 번복되면서 손해를 입은 부스도 있다. 

  전국철거민연합회(전철연)는 우천 시에도 야외부스들은 자율적으로 운영 가능하다는 기존 공지와는 달리,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진 16일 정오 경 기획단으로부터 야외 부스 운영을 전면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기획단 차원에서 대처방안에 대한 논의를 끝나기 전까지 모든 운영을 중단하라는 것이다. 

  이미 재료 준비를 시작했던 전철연은 기획단 회의가 끝나기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회의 후인 오후1시40분 경 기획단은 연대부스만 야외부스 운영을 재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왜 연대부스만 운영을 허용하냐’는 학생들의 반발이 일어 오후2시 경 모든 야외 부스의 운영을 전면 중단하라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전철연은 새로 준비한 재료를 모두 버려야 했다. 해당 부스는 이날 약 150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은 기획단 측의 공지 번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대동제 기간 중 쏟아진 많은 비에 대처하기 위해 기획단은 팀장단 차원에서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쳤지만, 현장에 있었던 부스들의 증언에 따르면 회의 내용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혼선을 빚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철연 관계자는 “내부 회의를 실질적인 부스 운영담당자들과 함께하거나 바깥 상황을 잘 살피면서 진행했다면 더 좋은 대처방안이 마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서부노점상연합회(서부노련) 측은 더 이상 연대부스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16일에 철수해 17일까지 부스를 운영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