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문화관 423호에 있는 노래패 ‘한소리’의 동아리방. 드럼·신디사이저·어쿠스틱기타·일렉트릭기타·베이스기타 등의 살림살이와, 성원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꽉 찬 공간이다.

‘한소리’ 황진아 회장은 “피아노 교습 한 번 받아본 적 없어도 음악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된다”며 한소리의 일원이 되기 위한 조건을 밝힌다.

동아리 식구들 대부분이 그 열정 하나만으로 걸음마부터 시작했다고. 하지만 이들은 1년도 안돼서 상당한 실력의 연주가로 성장한다.

일주일 중 수·일요일을 뺀 나머지 5일 동안 매일 4시간씩 하는 연습이 녹록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새내기는 일단 악기를 다루기 전에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7월쯤 자신이 맡을 악기가 결정되면 8월 중순에 갖는 워크샵에서 선배들 없이 그들끼리만 무대에 오른다.

양희정(사학·2)씨는 지난 8월 자신의 워크샵 공연을 떠올린다.

“공연 두 시간 전, 갑자기 드럼이 부서지는 통에 납땜으로 겨우 모양새를 갖춰서 무대에 올랐다.

떨려서 죽는줄 알았다.

” 나사 하나가 부러져 벌어진 사고다.

혹시 한소리를 그만두고 싶은 적은 없었냐는 물음에 그는 “노래가 좋고 사람이 좋아서 남아있는다”며 웃는다.

황진아 회장도 “무대에 섰을 때 그 떨림과 희열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한소리를 그만둘 수 없다”고 거든다.

학기 중 이들은 봄·가을 정기공연 무대와 학내·외 여러 무대에 오른다.

완벽한 무대를 위해 월요일마다 회의를, 목요일마다 세미나를 열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한다.

지난 가을 정기공연에서는 ‘여성’이라는 주제에 이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한소리가 준비한 세 곡의 창작곡 중 한 곡인 ‘편견’에서는 여성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꼬집고, 민중가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페미니스트 가수 지현의 ‘미인’, 박기영의 ‘거꾸로 돌아간 세상’ 등을 통해서도 그들의 메세지를 전했다.

이미 한솥밥을 먹고 있는 새내기 이효정(디자인·1)씨는 “정말 자유롭고 열정이 있는 동아리인 것 같다”며 벌써부터 한소리 자랑이다.

그도 곧 음악에 대한 열정에 사람에 대한 애정과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더해 떨림과 희열의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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