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학업, 그 선택의 기로
결혼과 학업, 그 선택의 기로
  • 이대학보
  • 승인 200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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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학칙내 금혼 규정 제5장 14조 (입학자격에서)­제1학년에 입학할 수 있는 자는 미혼 여자라야한다.

제8장 제28조 (제적)­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학생은 총장이 이를 제적한다.

1. 휴학기간 경과 후 … 7. 결혼한 자 1년전 우리 학교 ‘생각과 표현’홈페이지 게시판에 글 한 편이 올라왔다.

백상현씨(경기도 일산구·28)가 올린 글이었는데 내용은 이러했다.

“올해 26살인 여자 친구와 가을에 결혼을 할 에정이다.

그녀는 다른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가 다시 이대를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는데 이대는 기혼여성의 입학을 금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솔직히 그런 조항이 이대에 있다는 사실이 상당히 유감스럽다.

배우고 싶어하는, 그리고 배움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아는 여성의 앞길을 기혼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막는 것은 우리 나라 여대를 대표하는 이대가 취할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대 내에서 또 다른 차별을 만들어 나가는 제도를 바로 잡아야 한다”라고 씌여있었다.

28살에 입학해 올해 우리 학교 1학년인 ㅎ양은 심각한 고민이 생겼다.

입학할 때는 결혼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지금 남자 친구가 생겨 결혼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자니 학칙에 위반되고 기다리자니 나와 그의 나이가 너무 많다.

남자 친구가 지금 33살인데 내가 졸업하면 그는 37살이 되고 나는 32살이 된다.

또 32살 후에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노산이 우려도 든다”며 “혼이닌고만 하지 않고 결혼할 수는 있지만 주의 사람들에게 축복받지 못한 채 죄인처럼 마음 졸이며 살고 싶지는 않다.

남자 친구는 가부장적인 남자도 아니고 결혼해도 내가 공부하고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겠다고 한다”며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화의 안팎에서 ‘금혼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비록 소수일지라도 그들이 이 제도가 불합리하고, 부당하다고 말하고 있는 이상 우리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제도에 대해 우리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