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20대(대학생신문사 기획, 조성은 지음) 그러나 아무튼 나는 싸웠다!잘 싸웠거나 못 싸웠거나 승리 아니면 죽음! 양자택일만이 허용되는 해방투쟁의 최전선에서 자유의 적과 싸웠다 압제와 노동의 적과 싸웠다 자본과 펜을 들고 싸웠다 무기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들고 나는 싸웠다.

-박노해시인의 「혁명은 패배로 끝나고」중에서 「그의20대」. 혹시라도 「대학생신문」을 꼼꼼하게 읽어 온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는 순간 신문에 연재됐던 「그의 20대」를 또올릴 것이다.

이 책은 치열함과 열정, 그리고 실천과 행동을 거보하지 않았던 혁명가나 운동가들의 20대를 담담하지만 진솔하게 풀어내고 있다.

`여성의 문제는 인간의 문제"로 생각한 강경애, `억압하는 모든 것에 저항"한 에르네스또 채 게바라, `진실을 찾아 길을 떠난"막심 고리끼.`돈과 명예를 20대와 바꾼"존 레논, `늘 혼자였던 독수리"로자 룩셈부르크, `인간해방의 길을 연 프로에테우스" 칼 마르크스, `전쟁 같은 밤일을 마친 노동자 시인" 박노해, `신의의 인간" 박종철, `비극은 희극과 통한다"를 보여준 찰리 채플린, 그리고 `비틀린 세상에서 평범하게 산" 서태지까지. `나는 많은 것을 경험해도 될 만큼 충분히 젊었다"라는 서태지의 말처럼 이들은 부와 명예를 포기하고, 젊음을 무기로 사회모순과 싸우며 세상을 바꿔나갔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을 산순히 `그의 20대"가 아닌 `나의 20대"로 읽어야 할 이유이다.

이제 갓 20살이 된 새내기들에게 「그의 20대」는 `나의 20대"에는 어떠한 일을 해나갈 것인가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자신을 스스로 객관화 시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사람만이 희망이다(박노해 지음) 옥중에 같혀 있는 박노해시인이 면회 때마다 들려 준 음성을 그의 지인들이 글로 풀어낸 책, 「사람만이 희망이다」. 이 책은 「노동의 새벽」등으로 잘 알려진 박시인이 감옥 안에서도 부단한 자기 노력과 정진의 길을 쉬지 않고 있음을 글자 하나하나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박노해시인이 호송차 안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여인의 "우리가 바라는 좋은 세상 닮아 가면서"살고 싶다는 조용한 고백 앞에 `산처럼 무너져내린 그날밤!"의 일을 담은 `그 여자 앞에 무너져 내리다"로 시작된다.

그리고 본문은 `아직과 이미 사이", `길 잃은 날의 지혜", `몸하나의 희망", `겨울사내", `현실 공부", `첫마음", `희망의 뿌리 여성" 이라는 여섯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책 구석구석에서 이철수씨의 판화와 황주리씨의 그림을 볼 수 있기도 하다.

박시인은 그, 또는 이사회가 지나 온 시대가 `불의 시대"였음을 통찰하고 이제는 닫힌 이념을 넘어 `열리면서도 닫힌"자신의 생활로 세상을 살아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생활 곳곳에서 영성과 감성을 퇴보하게 만드는 지금이야말로 `다시 문제는, 이제야 문제는 자본주의"라고 맒하며 `삶과 인간과 현실변화를 있는 그대로 보며 현샐을 넘어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번은 바치고 다시/겨울나무로 서 있는 봇들에게"보내는 「첫마음」에 담겨 있는 시인의 적절한 심경과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결론내릴 수 있는 그 동안의 길을 곰곰히 삭히면서 일는다면 진정 처음에 서 있는 사람일지라도 다양한 생각들을 끌어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친생태적이고 친여성적인 그의 생활태도와 `희망의 뿌리 여섯"에게 재안하고 있는 `건강한 몸생활", `학습하고 메모하는 생활", `감성을 새롭고 촉촉하게", `새로운 인연", `영성의 진보", `나눔 그리고 참여와 연대"를 살펴보자. 시중에 한창인 `20대가 해야 할…"류의 베스트셀러들이 제시하고 있는 어떤 지침서보다 삶에 대한 올바른 안내를 해줄 것이다.

단순한 지침서라고 생각한 독자들에게는 예상했던 것만큼의 감동을 끌어내기 힘들겠지만, 지금 이시대를 살아내기 위해 그이가 주장하는 열린 감성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다면 여러 번 읽어도 아깝지 않을 책이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홍세화 지음) "당신은 이른바 매카시즘에 대하여 알고 있는가? 설사 잘 알고 있는다해도 당신은 한반도 분단의 비극을 알 수 없다.

한국에서는 공산주의자를 빨갱이라고 부른다.

공산주의자도 빨갱이지만 사회주의자도 빨갱이며, 진보주의자도 빨갱이며, 미국에 비판적이어도 또한 빨갱이다.

그리고 이상주의자도 퓨머니스트도 또한 빨갱이가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 좌익이나 우익이란 말은 상대적이다.

극우에겐 극우가 아닌 모든자가 좌익이다.

한국에서는 이 모든 좌익이 빨갱이가 될 수 있다.

침묵하지 않을 때 말이다.

그러므로 극우가 아닌 실존주의자는 모두 빨갱이가 되어야 하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 "프랑스 사회는 똘레랑스가 있는 사회입니다.

…똘레랑스란 첫째로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을 뜻합니다.

이 뜻은 내가 임의로 규정하여 말한 것이 아닙니다.

프랑스말 사전이 밝힌 똘레랑스의 첫번째 뜻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존중하시오, 그리하여 존중하게 사히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중에서 독자들은 인용한 앞의 두 문단을 통해 한국과 프랑스의 극명한 차이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0125는 6·70년대 대학생이었던 지은이가 겪었던 파란만장한 `옛 시국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땅의 이야기를 프랑스에 망명한 한국인의 입을 통해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다.

`꼬레(한국)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 갈 수 있는 지은이 홍세화씨의 이야기를 읽으며 한국에 대해, 프랑스에 대해, 결국 이 사회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될 것이다.

허공에의 질주(시드니 루멧 감독, 리버 피닉스·크리스틴 라티 주연) 자동차 질주로 생을 마감했던 제임스 딘 이후, 기장 반항적인 이미지로 선풍을 불러왔던 리버 피닉스가 허공으로 질주한다.

이제는 신화가 된 리버 피닉스의 생전 모습을 영화「허공에의 질주」에서 볼 수 있다.

리버 피닉스는 이 영화에서 월남전에 반대, 폭탄연구소를 폭파한 `운동권"부모로 인해 17세가 될 때까지 가족과 함께 도피생활만을 해온 `대니"로 분한다.

이제 성인으로 자신의 인생을 결정해야 할 대니 앞에 자신의 음악적 재능으로 인한 갈등이 시작된다.

젊은 날의 신념으로 평생을 도피하는 부모와 새로운 자신만의 인생을 준비해야 할 자식. 서로 결별해야만 풀릴 수 있는 이 문제를 중심에 두고 미국 젊은이의 생활이 펼쳐진다.

그 사이사이 피아노치는 반항아 리버 피닉스의 앳된 모숩과 함께 귀에 익은 오래된 팝송, 베토벤·브람스 등의 피아노곡을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리버 피닉스의 우수 어린 모습에만 시선을 준다면 오히려 영화의 흐름을 깨는 역효과가 생길지도 모른다.

감독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수용자가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이 영화는 여러 관객에서 바라보는 것이 감동을 더 할 것이다.

노동조합 활동·환경운동 등 확고한 활동을 벌이지만 아들의 삶에 대해 여지를 남겨주는 아버지 아더, 그와는 또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려는 어머니 애니 등. 시점을 바꿔 여러번 보아도 그때마다 다른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는 영화가 바로「허공에의 질주」이다.

이 가족의 삶이 허공위의 질주라고 할지라도 공허하지만은 않을테니까. 연어알(퍼시 애들론 감독, K.D.랭·로렐 제크 주연) 퍼시 애들론이 사막의 `바그다드 카페"에서 설원이 끝없이 펼쳐진 알래스카 `카츠뷰의 도서관"으로 여성 간의 사랑을 옮겨왔다.

애들론 감독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초현실적인 영상이 아름다운 영화, 「연여알」. 「바그다드 카폐」의 유명한 음악「Calling you」만큼 멋진 음악이 영상에 곁들여진다.

주인공 카츠뷰역을 맡은 K.D.랭이 직접 불렀다는 것을 알고 영화를 보면 운치가 더해질 듯. 두 주인공 `카츠뷰"와 `로즈리타"는 상실의 기억을 갖고 있다.

자신의 고향을 찾는 카츠뷰와 남편을 잃어버린 독을에서의 아픈 추억을 끌어안고 사는 로즈리타. 영화는 `연어알"이라는 제목에 걸만게 상실과 아픔, 치유의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이 제목 `연어알"은 원제 `Salmonberries"를 오역한 것으로써 바르게 해석하면 `나무딸기"가 원제목이다.

이 작품은 아직 동성애라는 것이 낯선 사람들에게 동성 간의 사랑이 이성 간의 사랑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또한 낯선 사람기리 다가서는 법, 서로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법, 자연스레 상처를 치유하는 법을 알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나이 차를 넘어선 사랑에 관한 생각. 동성애에 관한 생각 등등 수용자에게 많은 `거리"를 던져 줄 것이다.

특히 추천할 만한 장면으로는 독일로 간 로즈리타와 카츠뷰가 키스를 하고 난 후, 로즈리타가 카츠뷰에게 긴 시간에 걸쳐 자신의 혼란함을 풀어내는 신(Scene). 이 부분은 장면과 대사 모두가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영화에 아주 뛰어난 영상과 박진감 있는줄거리를 기대하지는 말것. 끝없는 설원과 알수 없는 초현실적인 영상, 지루할지도 모를 대사 속에서 자기 나름의 느낌을 소중히 간직하는 것이 취고의 감상법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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