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활참가단 노현양(의예·1)

“단순한 ‘몸대주기’가 아니라 철거민에게 정신적으로 힘이 돼 준 것 같아 뿌듯해요”라며 빈민활동(빈활)에 대한 소감을 밝히는 노현양(의예·1). 그녀는 전국보건의료대학생회 이대지부 소속으로 1월18일(일)~10일(화) 하남시 천현동에서 빈활을 수행했다.

천현동은 95년 벽돌공장 부도 이후 집과 일터를 잃은 노동자들이 영구임대주택 보장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는 곳이다.

“그곳은 언제나 전시상황이에요. 용역 깡패가 접근할까봐 늘 망을 봐야하고 잠도 철탑 꼭대기에 모여 함께 자야만 하죠” 그녀는 이같은 철거민들의 힘겨운 삶을 빈활을 수행하며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고 한다.

“투쟁을 위해 삶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신 분이니 생계가 오죽하겠어요. 심지어 이 지역 아이들은 친구들로부터 돼지우리에 산다는 놀림까지 당한다고 해요” 그러나 그들은 더이상 뒤로 물러설 곳이 없기에 이런 열악한 상황을 감수하며 자신의 권리를 찾고자 한다.

“공장주인이 사택·토지를 팔고 도주한 상태라 이들이 갈 곳이 없어요. 재개발이 시행되면 40~50평짜리 호화아파트가 들어서는데 그들에게 입주할 돈이 없는 것은 뻔한 이치죠” 더구나 재개발측이 주는 몇 푼의 돈은 또다른 철거촌으로의 이주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노양은 많은 사람들이 힘든 현실을 견디지 못해 돈을 받고 떠났음에도 끝까지 타협하지 않고 투쟁하는 그들의정신을 높이 평가한단다.

그녀가 빈활을 수행하며 가장 놀랐던 점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옆동네의 상황을 주변 사람들조차 몰랐다는 사실이었다는데. “주변 아파트 단지에 유인물을 돌리는 작업을 했어요. 그런데 그들은 철거촌을 늘 내려다 보면서도 그곳이 철거촌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요. 심지어 저희 빈활대를 아르바이트생으로 착각하고 있더라구요”라며 분개하는 노양.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철거촌을 저 멀리 어딘가에 있는 ‘가난한 지역’의 이야기로만 인식하고 있다.

“그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에요. 빈활 기간동안 무엇보다도 이야기 상대가 돼드리고 함께 밥을 먹을 때 가장 기뻐하셨죠” 지금도 전화를 걸면 너무나 반가워하신다는 분들. 노양의 말을 들으면서 사회 한구석에 어둠이 존재함에 씁쓸하면서도 그 어둠과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한편으로 가슴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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