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대 총학생회 1년을 돌아보며

등록금 투쟁(등투), 고대생 집단 난동 저지, 한총련출범식 불참 선언, 신촌민자역사 반대운동, 한총련 탈되/불탈퇴를 위한 총투표, 그리고 30대 총학생회 선거를 끝으로 29대 총학생회(총학)는 1년을 마무리 했다.

“1년내내 실험만 한 것 같다”는 29대 총학생회장 김민정양(물리·4)의 평가처럼 29대 총학은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실험을 시도했다.

그렇다면 29대의 실험들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우선 29대 총학은 대학사회 질서재편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 말이 선전문구로밖에 다가오지 않을맡큼 문제의식에 따른 실천이 부족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총투표’. 이에 대해 인문대 학생회장 이은태양(국문·3)은 “학생운동 방향 정립을 대중과 함께 한다는 취지로 총투표를 진행했으나 이후 아무런 논의 및 실천이 없었다는 것은 그 결과에 대한 책임방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29대 총학이 강의평가 소위원회·학부제 소위원회·등록금 소위원회 등을 건설,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교육개혁도 뚜렷한 활동이 없어 실천부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교육개혁은 한해 논력으로 쉽게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만큼 전대 총학 사업 결과를 기반으로 보다 전문적이고 폭넓은 활동을 진행시켜야 했다.

예를 들어 강의 평가의 경우 28대 총학에서는 실험적인 강의 평가를 실시, 이를 토대로 ‘강의길라잡이’를 발간하든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으나 29대 총학은 단 단차례의 시범적인 강의 평가에 그치고 말았다.

이러한 직접행동의 부재는 등투에서도 지적된다.

총학생회는 3·4월의 일회적인 등투를 지양하고 학교와의 등록금 책정 설명회, 등록금 소위원회, 단대별 재정주체 연석회의 등을 통해 지속적인 문제제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러한 등투 기조는 일회적인 아닌 지속적인 등투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을 꾀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단대별 재정주체 연석회의의 경우 재정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진 사람이 없어 기존 학생회 간부들이 그대로 참여, 학교 재정을 연구하고 학생경비 사용을 강제하고자 했던 연석회의의 의의를 살리지 못했으며 그나마 학기초 2~3회의 모임을 갖는데 그쳤다.

게다가 등록금 책정 설명회나 재정 주체 연석회의가 중앙운영위원회 간부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학우들과의 자리를 만들지 못했다.

두번째로 29대 총학은 선거당시부터 ‘총학생회 다이어트’를 주장하며 학생회 역할 축소를 강조했다.

김민정양은 “학생회에 과도한 권력이 집중돼 있는 현재 체제로는 학우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며 “이러한 역할이 자치단위로 분산될 때야 학생회는 대표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총학은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통해 총학예산 20% 내에서 자치 단위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예산자치제를 통과시켰으며 예산배분과 활동 논의를 위해 자치단위연석회의를 꾸리기도 했다.

이러한 총학의 자치단위 활성화 방안에 대해 지난해 사회대 학생회장 강민주양(신방·4)은 “학우들과 가장 근접한 과·단대 학생회에서 담당해야 할 부분을 총학생회가 자치 단위 활동으로 분리해 내면서 사실항 이중의 활동으로 몸집이 더 커지기만 했다”도 평가했다.

게다가 자생력 없는 단위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면서 학술위원회처럼 이름만 존재하는 단위를 양산하기도 했다.

한편 29대 총학은 월요영화제로 이화내 상시적인 문화흐름 유지·지속적인 북한동포돕기 운동으로 학내 여론 환기 등을 시도했다.

하지만 총투표, 교육개혁, 신촌민자역사 반대운동, 등투에서 나타나듯 취지에 걸맞는 실천이 부재하면서 문제제기에만 그쳤다는 점, 학생회와 자치단위 분리가 력과적으로는 집중적인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 29대 총학에 대한 평가로 남는다.

이제 출범을 준비하는 30대 총학은 29대 총학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통해 과도한 목표 설정이나 일회적 실험보다는 내실있고 실천적인 사업을 통해 학우들의 신뢰를 얻는 진정한 이화의 대표체로 우뚝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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