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열> 자연과학계열 교양특성살려 「과학적 사고」추구해야 「두꺼운 정석 몇권 붙들고 지긋지긋 외운 온갖 수학공식과 문제유형들, 화학식은 또 얼마나 복잡한데. 자기장이 어떻고 속도와 무게가 어쨌다나. 세포분열 중기땐 어떤 변화가 있냐구? 아휴~ 대학만 가봐라…」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에게 대학에서의 자연과학계열과목은 과연 얼마나 변화된 모습으로 교양과목이라 칭해지고 있는가. X X X 4월 11일(월)자 1013호 학보의 교양교과과목개편 설문조사에 따르면 흥미부족으로 인한 학생들의 막연한 자연계열기피 -29.5%, 교과내용 및 과제가 어려울 것 같아서 -28%, 종합과학관이 멀기 때문에 -15% 등의 이유로 인문계열과목에 비해 자연과학계열 과목의 수강을 적게 한다고 답하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 처음 개편되어 실시되고 있는 교양과목 중 자연과학계열은 개편 전에는 상당한 다른 모습을 보인다.

첫째, 개설과목이 다양해졌다.

개편 전에는 「계열별 선택교양과목」중 자연과학계열의 「현대수학의 이해」「물질·에너지·우주」「자연과학」「생명과학」「생리학」「정보사회와 컴퓨터」「환경과 인간」 등 7개 과목(13강좌)이 있었으며, 「일반선택 교양과목」중 자연과학계열 관련 과목은 「지구과학」「과학사상사」「가족간호」「식생활과 건강」 등 과목(8개 강좌)이 있었다.

개편 후 이번 학기에는 「계열별 선택교양과목」이 없어지고 「일반영역 교양과목」으로 「자연과 환경계열」「과학과 기술계열」 두가지 계열로 나뉘어 총 24개 과목이 개설되었다.

둘째, 타계열 과목 및 실생활과 접목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로서 「현대 심리학과 인간사고의 변혁」을 들 수 있다.

이 과목은 비교적 인문·사회계열 수강생들이 많은 편이다.

이 과목 수강학생 중 한명인 김민정양(국문·2)은 『평범한 일상속에서 단순한 이론·공식만이 아닌 과학적인 사고 방식을 배우고 싶어 이 과목을 신청했다』고 수강동기를 말했다.

또한 개편 전 화학을 전공할 학생이나 자연과학 관련분야 학생들의 기초과목으로서 화학의 전반적 개념을 다루었던 「일반화학」이 「화학의 이해」로 개편된 후 기본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인체·화장품·플라스틱·농업 등의 부분에서 실생활과 연계시킴으로 원리이해와 과학적 사고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개편에 있어 몇가지 문제점이 지적된다.

첫째, 5개 과목의 폐강과 몇 과목에 수강인원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등, 수강인원이 평준화 되지 못한 점이다.

처음 24개 과목(28개 강좌)에 예정정원이 4천 7백명이었으나 현재 실제 수강인원은 19개 과목(28개 강좌)에 4천 9백 85명이다.

예정정원수를 넘은 과목은 9개 과목으로 이 과목들의 수강인원은 자연 과학계열 과목 전체 수강인원의 71%에 달하는 3천 5백 32명이나 된다.

정원초과로 「정보사회와 컴퓨터」「생명의 신비」「컴퓨터의 응용」「가족간호」「환경과 인간」이 각각 한반씩 더 분반했다.

이중 「환경과 인간」은 전체 수강인원의 1/5을 차지 할 뿐만 아니라 단대별 고른 수강분포를 보인다.

「환경과 인간」을 강의하고 있는 강사 김옥경씨(생물학과)는 『사회적 쟁점으로 환경오염문제가 크게 대두되면서 이에 따른 원인 파악·관리대책 등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크게 고조되었기 때문』이라며 수강학생이 많은 이유를 밝혔다.

이는 「가족간호」와 함께 개편전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비자연과학계열 학생들이 비교적 수월하게 수강할 수 있는 과목으로 전부터 평이나 있었다.

반면, 대단위 강좌 30명 미만, 소단위 강좌15명 신청 미만으로 폐강된 과목은 모두 「과학과 기술계열」로 「과학의 발전과 수학」「현대통계의 이해」「물리현상의 이해」「응용통계의 입문」「현대화학과 인간의 미래」모두 5개 과목이다.

또한 정보화시대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많은 학생들이 실용적인 면에서 실습이 함께 이뤄지는 컴퓨터 관련과목을 선택하고 있음을 엿볼수 있다.

둘째, 자연과학계열인 2개의 계열- 「자연과 환경계열」「과학과 기술계열」의 분리가 모호한 점과 타계열 및 실생활과의 실제적 접목이 추상적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면 「현대수학의 이해」「사회과학을 위한 수학」은 「자연과 환경계열」이고 「과학의 발전과 수학」「생명과학을 위한 수학」은 「과학과 기술계열」로서 뚜렷한 분리 기준이 없다.

또한 이 4과목은 교과명에서 드러난 각과목의 특성을 내용성에서 구체적으로 살리지 못한 채 강의내용이 거의 비슷해 무리한 증설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셋째, 시간상·여건상으로 실험·실습수업은 이뤄질 수 없고 또한 인문·사회계열처럼 토론 또한 활성화되기 어려워 학생들의 수동적인 강의참여가 우려된다.

따라서 이는 슬라이드 상영 등의 다양한 강의방법 개발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교양과목으로서의 자연과학계열의 과목은 전공자외에 학생들에게 단순히 흥미위주의 실생활 접근·단편적 과학지식 습득이 아닌 과학적 사고방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과목이어야 한다.

교과과정개편 자연과학계열 담당자인 안병태교수(화학과)는 이에 대해 『타학문 간을 상호연관시켜 최소한의 기본원리로써 과학의 여러분야를 고르게 실생활에 응용·적용시킬 수 있는 통합교재를 개발 중』이라며 『95년~96년에는 이를 완성, 94학번부터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실제적으로 학생들에게 다양한 과목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수강신청전에 자세한 강의계획안이 작성돼야 할 것이다.

이런 대안들은 담당학과·담당교수의 장기적인 준비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수강한 학생들의 의욕적인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한학기 동안 시험대에 오른 여러 과목들. 그 강의를 평가하는 잣대가, 편한 시간대에 수강하려는 소의 좋은(?) 시간표 작성에 의해, 또는 설문조사처럼 종합과학관이 멀다는 무의지적이고 단순한 이유만으로 왜곡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손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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