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상황 정리기사

밤11시45분 투표함이 열리고 투표용지가 한장 한장 펼쳐질 때마다 팔짱을 끼고 앉은 후보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3시간30분 정도의 개표과정 끝에 제 30대 총학생회장단으로 ‘색다른 이화예감’이 당선됐다.

약 2주간의 선거유세 기간을 끝내고 이화인들의 선택결과가 드디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시행세칙상 개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인 50%를 아슬아슬하게 넘었을 뿐이어서 투표과정중 많은 사람들의 조바심을 불러 일으켰다.

선거 첫날인 26일에는 각 단대별 투표가 실시됐지만 정작 단대건물 로비에서 투표를 하고 있는 사람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고함에 가까운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회원들의 투표하고 가란 소리에 문득 오늘이 선거날이라는 것을 기억해냈는지 발길을 멈추고 투표소 ㅉ고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그도 아니면 친구들과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깔깔대며 눈길조차 주지않고 지나가는 사람들…. 그것은 다음날 이화광장에서 실시할때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마감시간을 1시간 가량 남겨 놓았음에도 불구, 40%를 웃돌뿐인 투표율은 선관위들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결국 마지막날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 연장한 밤 10시가 되어서야 50.51%로 마지노선을 간신히 넘겨 개표할 수 있었다.

이처럼 투표율이 저조한 것에 대해 가정대 3학년인 한 이화인은 “4선본에 별로 특색이 없는 것 같아요. 누가 되더라도 달라질게 없다는 생각이 이화인들을 선거에 무관심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간단한 대자보·리플렛 몇개와 몇마디의 강의실 유세로 각 선본을 파악하려 한다면 차별성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공청회와 ·2차 유세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직접가서 볼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했어요”라며 남의일보듯 생각하는 대부분의 학생들. 투표에 대한 이회인들의 무관심은 개표과정중 187표나 나온 무표효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 모효표중에는 신중한 고민끝에 결정한 의사표현도 포함돼 있을 것이고, 혹은 실수로 잘못 표기한 것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그러나 “4선본에 대해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아서 투표하지 말까도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저에게 주어진 권리를 포기하기 싫어서 무효표라도 찍고 나왔지요”라는 한 법대 2학년생의 말은 ‘권리’, 즉 투표권에 대해 소수의 이화인들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들게 한다.

투표권은 단순히 ‘일단 투표소에 들어가서 아무나 찍고 보자’라는 식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도장을 찍을 권리가 아니라 총학생회 장단을 선출할 수 있는 권리이다.

그러므로 고민없이 투표소에 한번 들어왔다 나갔다는 것만으로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자족할 수 없는 것이다.

총학생회가 몇몇 사람만을 위한 조직이 아닌 이상 총학생회를 새로 결정하는 선거는 이화인 모두의 잔치가 돼야 할 것이다.

자신의 한표가 이화를 바꾸고 총학생회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물론 그렇죠”라고 자신있게 대답하던 이화인들의 생각이 투표를 50.51%라는 현실을 바꿔놓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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