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의 영문 명칭은 ‘Ewha Womans University’이다.

그런데 영문법을 아주 조금만이라고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 명칭 표기에 의문점을 가질 것이다.

Womans가 복수라면 Women이 되어야 할 것이고, 소유격이라면 Woman"s가 되어야할 것인데 왜 비문의 Womans일꺄? 좀 유명한 사실이지만 이화는 개교 당시 단 한 명의 학생으로 시작하였다.

한명으로 시작한만큼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겨 이후 종합대학으로 인가받을 만큼 대형하 되었어도 옛날의 ‘한사람 정신’을 이어받아 WOmen이 아닌 ‘한사람이 모여 여러명’이라는 뜻을 내포하도록 ‘Womans’를 고집햇다는 것이다.

이름 안에도 이화의 역사 그 자체가 담겨있느니 이화는 말그대로 ‘우리나라 여성교육의 산 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5월 30일(목)부터 한 달간 경영관홀에서 전시되는 ‘이화개교110주년 기념 사진전’에서는 이화의 역사를 개교 당시부터 현재까지 일목요연하게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우리가 그동안 많이 접하지 못했던 사진들을 보면서 110년동안 ‘여성’이라는 이름을 남성과 동등한 인격의 주체로서 자리잡히게 하기까지 사회의 따가운 편견과 선입견에 맞서 싸우며 노력했던 이화여대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엇다.

이화가 창립되었던 구한말에는 여성을 위한 공식적인 교육제도가 없었다.

여성은 몸은 안마당에 국한하고 생각은 집안일에 제한해야만 한 채 대문 밖에서 교육을 받는 다는 것은 생각 자체가 불경스러울 정도였다.

이화는 한국의 그러한 역사적 구조 속에서 여성 교육을 시작했다.

당시로는 놀라운 사건이 었을 것이다.

이화는 창립목적에 따라 한국 사회를 구시대의 무거운 부담 속에서도 새시대의 질서로 성공리에 안내하는데 제역할을 다한다.

그러나 이 사실만이 현재에도 이화의 존재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아직가지 사상적으로 유교의 보수이념이 여성을 ‘사물화’하는 것이 유지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현재는 여성교육의 기회가 보편화되어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여성 교육의 과제는 대안적 문화를 고안해나가는 데 있다.

소수의 지도자나 몇개의 여성단체가 아닌 여성을 세계의 중심으로 여길 수 있는 ‘지성공동체’가 필요하다.

몇 년 안에 전세계는 ‘정보’로 인해 국경이 없어지고 지구인들은 모두 ‘네티즌’이란 미명 아래 통합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장미빛 낙관주의자들은 여성이 섬세함과 창의성으로 정보화 사회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광고하지만 현실은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여성 교육은 초기의 불모지에서 여성의 위치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에 대해 그 공로를 인정받고는 있으나, 보이는 곳에서의 억압이 줄어든 만큼 내면의 그것이 심화된 것을 잊지하여야 하겠다.

‘정보화 사회의 꽃은 여성’이라는 말이 벌써부터 떠도는 현실에서 여성 교육은 다시 한 번 구시대적 담론에서 벗어나 지성공동체를 중심으로 여성의 사물화를 극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여기에 무엇보다도 이화가 앞장서야함은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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