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를 정리하며> 급변하는 국제 경쟁, 장기적 대응 필요해 2차 세계대전 이후 각국의 보호무역을 막기위해 1947년 창설된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은 그간 무역장벽을 낮추는 세계적인 협상을 여덟차례 주도해 왔다.

이러한 협상이 일련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5차 협정부터 「라운드」라는 이름이 붙기 시작했다.

79년, 7년의 산고끝에 7차 협상인 도코라운드가 타결되었으나 계속적인 국제무역 악화로 관세의 대폭인하 및 비관세조치완화, 농산물에 대한 예외없는 관세화, 서비스분야의 교역확대 등을 주요골자로 하는 8차 협상이 86년 우루과이에서 시작되었다.

이역시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 진통을 겪다 지난달 13일-15일 사하라사막의 마라케시에서 열린 GATT무역협상위원회 각료회의를 마지막으로 8년여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우루과이 라운드(UR)는 그간의 GATT체제를 마감하고 「세계무역기구(WTO)」설립을 확인하는 「새로운 라운드」의 출발점이 되는 협상테이블이었다.

WTO 는GATT가 일반상품의 교역만을 규율했던 것에 반해 농산물·섬유 등은 물론 서비스와 지적재산권 분야까지 규범범위가 적용된다.

또한 각국에 직접적인 무역규제의 권한을 가진 이른바 「국제통상경찰」의 역할을 하게 되며, 이는 각 나라의 최종의정서 서명과 설립협정에 대한 비준이 마무리 되는 내년 초부터 본격 발효될 예정에 있다.

이에 WTO를 통해 현재 계속 초점이 되고 있는 그린라운드, 노동조건을 규제하는 블루라운드, 공정경쟁 정책을 주장하는 경쟁라운드가 주요 의제로 지속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1970년대 이전, 각국의 경제 전략이 「수출중심」이었다면 그 이후 세계경제는 GATT를 기반으로 한 우루과이라운드와 「지역주의 움직임」「신보호주의」로 대표된다.

지역주의 움직임은 그 기능이 확대 개편되고 있는 유럽공동체(EC)를 비롯, 미국의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과 남미로의 확대계획(범미주 경제권·EAI) , 그리고 미·일 중심의 아시아·태평양 경제권 구상과 일본중심의 동북아 경제권 구상 등 다양한 방법의 블럭화 현상을 담고 있다.

이는 세계경제를 더욱 긴밀하게 통합시키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세계적규모에서의 불균등발전과 경쟁심화를 표현한다.

한편 선진국이 세계무역기구를 통해 주도적으로 무역분쟁처리절차를 마련하고 지역주의를 배제해야 한다고 떠들고 있으면서도 미국의 슈퍼 301조의 부활, 나프타체제 강화를 비롯한 일련의 신보호주의는 세계무역기구에 대한 강대국의 명분과 속셈의 불일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국영무역품목·종량세부과를 비롯한 UR협상과정에서 나타난 미숙함을 극복하고 양자·다자간에 걸쳐 복잡하게 전개될 국제협상을 좀더 효율적으로 진행시켜 나가기 위해 국제통상협상력을 적극적으로 향상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가경쟁력이 자본의 경쟁력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자본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임금억제, 취약한 노동조건 유지 등의 정책보다도 요소의 질을 높이고 사회복지비의 강화로 사회적·인적 요소를 강화해야한다.

장기적인 생산성 증대를 통한 경쟁력으 강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자발적 참여가 반드시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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