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화여자대학교의 교수및 교직원과 재학생 그리고 동창등 전체 이화가족을 대표하여 3천 6백 68명의 학사, 4백 91명의 석사, 42명의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영예의 졸업을 하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또한 여러분들은 오늘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되기까지 다난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뒤에서 함께 고투하고 희생한 가족과 친지들, 정성을 다한 스승들의 학은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여러분들이 받는 이 학위는 단순한 기쁨에 그칠수가 없는 것이며 그것은 하나의 커다란 다짐이며 약속이 될 것입니다.

실로 여러분은 대학인으로서 지난 몇해동안 이 시대의 암울했던 상황과 이 역사의 처절했던 굴절 속에서 진리가 무엇인가, 정의가 어떠한 것인가를 체득했을 것입니다.

1980년대 후반기라는 우리시대의 변혁기속에서 젊은 이성을 다짐했기에 때로는 좌절의 아픔도 경험해야 했고 때로는 도전의 결의를 다짐하여야 했으며 때로는 환희의 기쁨도 경험했을 것입니다.

그많은 경험들의 중첩속에서 대학인이라는 지성 때문에 더 나은 역사의 창조를 추구해 왔으며 국민적 정당성을 바탕으로 민족의 희망이 전개되기를 열망하였습니다.

이 열망을 이룩하기 위하여 여러분은 거듭되는 좌절속에서도 내면화된 자기의 의지를 가다듬고 대강당 채플, 강의실, 연구실, 실험실, 그리고 도서관의 백만서적을 뒤지면서 진리의 탐구자로서 스스로를 채찍질하였던 것입니다.

또한 조국의 변혁을 위하여 고뇌를 해왔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우리모두는 다시 일어나 바르게 뛰어야 합니다.

조국의 위기앞에 나는 여러분에게 다음과 같은 간곡한 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휘청거리는 조국앞에 여러분은 새생명력을 불러 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어달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진리위에 뿌리를 박은 기독교신앙을 가진 지성인들입니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지성인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좌절할수 밖에 없는 시련 속에서 더 큰 희망을 갖는 것입니다.

끊임없는 새로움과 발전의 길에 섭니다.

기독교인의 인격은 할 수 있는 대로 잘못된 모든 문제는 내 탓으로 생각하는 마음의 소유자이며, 또한 나의 공을 내세우지 아니하고 남을 높이는 자입니다.

권세있고 부유한 자보다는 가난한 이웃, 힘없는 자에게 더 큰 관심과 나눔을 함으로써 함께하는 자입니다.

오늘 우리사회의 병폐, 부정과 욕심으로 혼탁되어있는 이 사회에 신앙인으로서의 이화인은 온갖 사회의 병폐와 부정적 요소에 소금과 빛의 횃불을 드높여 청정제가 되어 죽어가는 양심을 되살려 내는 활력소로 작용해야 합니다.

현실의 모순과 타락을 다만 평론하고, 미워하며 바라보기만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자기자신으로 되돌아와 모든 물건을 제자리에 갖다놓고 나자신으로부터 먼저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고 정직성을 소중히 가꾸는 사람이 되어 정치적 도덕성을 회복하여 민주화, 경제성장의 후유증을 극소화하면서 이 두수레바퀴를 다시 살려 밀고나가는데에 중추적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경제 사회 폐단도 과소비가 더 크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여성들이 더 각성하고 여성들의 실천적 노력으로 이를 몰아낼수 있는 것입니다.

둘째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은 「화평세계의 초석이 되어달라」는 것입니다.

이화인은 어느곳에 있든지 평화의 근원이 되어야 합니다.

갈등으로 얼룩진 사람들의 마음을 화해시키고 나누어진 형제를 하나로 합치게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화평의 사람은 내 생활의 출발, 직장생활의 출발, 사회활동의 출발부터 나를 앞세우고, 나를 중심한 이기적 욕심의 사람이 아닙니다.

화평의 사람은 내 가정에서, 이웃에서, 내가 속해있는 직장단체에서, 지역에서 국가 사회 모든 곳에 있어 갈라지는 곳에 서지 아니하며, 분열하는 자리에 서지 아니하며, 사욕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는 사람입니다.

화평의 사람은 정의의 바탕에서 나를 던져 갈라지는 상처를 아물게 하고, 분열하는 파편을 버리고 합판을 만들도록 협동하여 공동의 선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사랑하는 이화 지성인 여러분, 오늘 우리는 심한 갈등과 대립과 분열로 흐트러져 있는 조국 현실앞에 서 있습니다.

이 상처, 갈라져 있는 민족의 마음을 사랑과 용서와 협동으로 하나되게 하는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로 만드는 화평과 통합의역군이 되어 조국과 민족을 섬기는 여러분이 되어 줄 것을 간곡히 당부합니다.

세째, 나의 마지막 당부는, 「창조적 지성인이 되어 달라」는 것입니다.

이화의 빛나는 전통의 하나는 항상 역사와 함께 시대를 앞장서는 개척자의 사명을 해온 점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맥락과 역사의 흐름을 창조적으로 이끌고 공동체의 선을 향하여 변혁시키는 개척자의 능력을 발휘했던 것입니다.

여러분의 선택에 따라, 우리의 선택에 따라, 여러분의 미래와 우리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그 어떠한 것도 저절로 이루어질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오직 준비하고 노력하고 땀흘리는 것만이 목표를 이루게 하는 지극히 정당한 방법인 것입니다.

인생은 실로 뜨거운 현장이며, 결단과 의지와 노력만이 가장 공정한 댓가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어버이시대, 기성시대의 좌절과 비리와 모순을 극복 승화하여 내일의 밝은 앞날을 위해 여러분의 미래를 열어가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참으로 소중한 졸업생 여러분, 이제 여러분은 정든 이화동산의 긴 날들의 족적을 되새기면서 모교를 떠나려고 합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 여러분이 앉아있는 이 대강당과 그 의자의 의미를 한번 더 환기시키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앉아 있는 그 의자는 바로 이화의전통이요, 이화의 희망입니다.

그 의자에는 여러분에 앞서서 수많은 여러분의 선배들이 앉았으며 앞으로 앉게될 여러분 후배들의 좌석입니다.

바로 그 좌석을 통해 이화정신이 빛나게 계승되어 왔습니다.

이화역사와 선배들의 눈물겨운 이화창조의 정념을 가슴깊이 새겨두어야 할 것입니다.

1백 5년의 이화역사는 선배들의기도와 헌신과 선각적 삶이 이루어놓은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빛나고 풍성한 이화지성사를 이어나아가 여러분 뒤에 오는 후배들에게 다시금 자랑스러운 선배가 되어주기를 간곡히 당부합니다.

부디 건승하시고 이화인의 긍지 위에 이화지성의 헌신을 실천하는 탁월한 선도자로 길이 빛나는 사람들이 되시기를 또한 여러분의 앞날에 하나님의 특별하신 가호와 축복이 내내 함께 하여 주시기를 기원하면서 식사를 마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91년 2월 25일 총장 윤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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