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의 탄압 양상이 날이 갈수록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이는 87년이후 계속되고 있는 민주노동조합(이하 노조)운동에 대해 광역선거이후 어느해 보다도 다양한 탄압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노동운동탄압은 지난 2월 공권력에 의한 대기업노조 연대회의 침탈을 시작으로 인천의 대우자동차, 대우정밀 그리고 최근 기아자동차, 삼양금속, 동서식품에 이르기까지 계속 자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남부지역 임금인상 공동투쟁본부 안양지구 사무차장인 김창희씨는『예전에는 사용자의 요구에 의해 공권력이 투입되는 형태였지만 현재는 사용자가 요청하지 않아도 정권에 의한 공공연한 공권력 투입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라고 지적한다.

3일(수) 농성에 들어간 기아자동차노조는 29년동안이나 어용노조에 의해 밀실협약을 맺어와 정상노조활동을 통한 임금교섭이 아니라 회사측의 일방적일 요구만을 받아들이는 상태였다.

그런데다가 최근 어용노조의 전 노조위원장이던 허관무씨가 노조측이 내세웠던 통상임금 11만 8백 32원 인상등을 무시한채 6월 28일(금) 10차 교섭에서 통상임금 8만 5천 4백 4원 인상등의 임금교섭안을 노조원들간의 합의없이 직권으로 타결하고 잠적하자 조합원들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이하비대위)를 구성, 저녁부터 즉각 농성에 들어갔다.

이어 비대위는 6일간의 제 1차 파업을 통해 회사측과 기존 임금 타결액 7천원 인상과 파업 기간중 임금지급 및 파업지도부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면제등을 합의하였다.

그러나 노동부와 상공부가「6일 이뤄진 합의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 아닐뿐더러 합의자체가 회사측의 기물파손을 막기위한「응급조치」의 하나였다」라는 이유로 합의 무효를 강요하며 어음유통금지, 원자재공금중단등 압력을 가해오자 회사측은 정부의 압력에 밀려 기존의 합의를 백지화시켰다.

전국노동자협의회 쟁의지도부장 이상현씨는 이에 대해『노조와 회사측이 맺은 임금협상에 또다시 노동부와 상공부가 개입하여 무효화를 강요한다는 것은 회사와 노조간의 자율성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하고 밝힌다.

이뿐만 아니라 경찰은 조합원 14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무더기로 강제연행해갔다.

삼양금속의 경우에도 정권에 의한 공권력투입은 마찬가지이다.

6월 22일(토) 삼양금속파업투쟁과 관련하여 안기부지역책임자와 기무사요원이 관계기관 대책회의에 참석하는등 공권력은 노동운동에 대한 공공연한 사찰도 노골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삼양금속 파업투쟁은 조사무장 방봉수씨등 6명이 높이 38m의 취수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으나 노조측과 회사측의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현 정권이 광역선거에서 압승한 여세를 몰아 92, 93년 안정적 권력교체기를 위해 87년 이후 급성장해온 민족민주운동(이하민민운) 의 핵심인 노동자들을 겨냥해 치밀한 계획아래 자행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그리고 정권은 지도부를 와해시킴과 동시에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불법으로 몰아 무력화시키는데 목적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전노협은 연대마당 그리고 파업사업장간의 교환방문등의 대응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자행되는 이러한 공권력침탈에 대해 민민운세력은 국민회의 진상조사단을 꾸려 정권의 정치적 음모를 폭로함과 동시에 전대협차원의 강고한 노학연대투쟁으로 공동대응을 해나갈 것입니다』라고 이씨는 말한다.

또한 최근 탄압사례를 상세히 정리해서 언론사나 지방노동자협의회에 배부할 예정이며 지역차원으로는 지역단위 범민주세력을 응집해낼 계획이다.

양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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