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보건소 약국은 항상 정확하고 신속한 조제를 위하여 노력합니다” 이는 보건소 앞에 붙어있는 일종의 ‘보건소 슬로건’이다.

그러나 이화인들 사이에서는 ‘약효가 너무 세 잠에 취했다’, ‘약량이 너무 많아서 속이 거북하다’는 등의 불만이 심심치않게 들린다.

보건소에서 약을 지어 먹어본 적이 있다는 ㄱ(사과·1)씨는 “약을 먹은 후 하루 종일 심지어는 다음 날까지도 정신이 몽롱해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보건소에서 제조해준 약 몇가지를 전문 약국에 의뢰한 결과, 보건소가 제조해주는 약은 적정량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특정한 약을 먹고 정신이 몽롱한 것은 콧물·재채기·두드러기 등 알러지성 질환에 투약하는 항 히스타민제 때문인데 이 약 자체의 성분이 효능을 발휘하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부수 효과지 보건소에서 제조하는 약 자체가 유난히 독해서는 아닌 것이다.

또 속이 쓰린 것에 대해 한 전문가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다이어트 등의 이유로 식사를 거르고 빈 속에 항생제를 먹어서 속이 더 쓰린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학교 보건소의 약 처방은 이화인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과용·오용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우리 학교가 사용하는 약은 시중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회사 제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일부 이화인들의 불만은 보건소 약 처방이 잘못되어서라기 보다 그 약이 자신에게 맞지 않거나 약 성분 자체의 부작용이거나, 공복에 약을 투여해 이상이 생긴 것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보건소의 허술한 진찰은 이화인들의 불만을 야기하기도 한다.

ㅇ(경영·3)씨는 “보건소는 구두로만 증세를 물어보고 청진기를 대보거나 입 안을 살펴보는 진찰없이 그냥 약만 처방해준다”며 “왠지 신뢰가 잘 안가는게 사실”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보건소 조현숙 진료 의사는 “사실 입 안을 보고 청진기를 대보는 게 원칙이긴 하지만 보건소를 찾는 학생 수가 많아 다소 소홀했을 수 있다”며 “앞으로 최선을 다해 더욱 신경쓰겠다”고 답했다.

더불어 학생들도 정확한 진료·조제를 위해 ‘이 약은 지난번에 먹었었는데 나에게 잘 맞지 않았어요’라거나 ‘목이 많이 아프니 입 안을 좀 봐주세요’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필요가 있다.

‘정확하고 신속한 조제’라는 보건소의 슬로건이 진정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보건소의 세심하고 친절한 진료와 이화인들의 확실한 의사 표현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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