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 레즈비언 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변날)’는 13일(화)∼15일(목) ‘제1회 레즈비언 문화제-넌 어쩌다 이성애자가 되었니?’를 진행했다.

문화제는 레즈비언의 존재 자체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기획됐으며 강연회·토론회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진행돼 많은 이화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13일(화) 오후2시 여성위원회(여위)의 퍼포먼스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퍼포먼스는 레즈비언 두 명과 호모포비아(근거없이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증상·태도·사람 등을 지칭하는 말) 한 명으로 설정된 세 사람이 그룹을 만들어 ‘너 왜 그래… 레즈비언 같아’ 등 호모포비아들이 무심코 하는 말들을 적은 빨간 천을 던져 버리는 내용이었다.

안무에 참여한 누에(사과·1)씨는 “레즈비언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의미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행사 기간 중 학생문화관 로비·휴웃길에서는 ‘당신의 동성애 혐오 지수는?-포비아 지수 테스트’·‘이성애주의 광고 패러디’·‘우리의 역사, 역사 속의 성 소수자’ 등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게시물이 전시돼 지나가던 이화인들의 발길을 끌었다.

백근화(약학·1)씨는 “몰랐던 지식을 많이 알게 돼 좋았고 이화인들에게 동성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전시 외에도 13일(화)·14일(수) 오후7시 학생문화관 앞 광장에서는 각각 ‘고 피쉬’·‘하지만, 난 치어리더인걸’영화 상영이 있었고, 오후5시에는 각각 ‘동성애 바로 알기’·‘미디어와 동성애’를 주제로 강연회가 열렸다.

또 15일(목) ‘과연 레즈비언과 페미니스트의 행복한 만남은 가능한가’란 제목으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 대해 배희진(사회·4)씨는 “성적 소수자들이 이를 통해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행사를 주최한 변날의 한 관계자는 “워낙 레즈비언 관련 행사가 없어 이런 행사를 시작했다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가능하다면 또 이런 행사를 기획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화에서 레즈비언 문화제를 반대하는 모임’이라는 이름의 한 익명 단체는 ‘넌 어쩌다 이성애자가 되었니?’라는 행사의 타이틀을 비꼬며 가슴에 평범한 이화인이라고 쓰여 있는 학생이 “어쩌다? 내가 정상이야”라고 말하는 그림 자보를 붙였다.

또 레즈비언 문화제는 일반적인 통념을 뒤집는 행사라며 이번 문화제 자체를 반대했다.

이에 총연극회와 여위 관계자 등 많은 이화인들이 이들은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편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며 다시 반박 자보를 붙이는 등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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