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30일 이후 교내 곳곳에 붙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 입장서 대자보. 학내 소수자 혐오 사건에 대한 학소위의 이번 입장서 전문은 교내 커뮤니티 및 교내 곳곳의 대자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화선 기자 lskdjfg41902@ewhain.net

  “함께 말할 때 권리는 무한해집니다”

 

  지난 4월30일 캠퍼스 곳곳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 입장서 대자보가 붙었다. 이날 게시된 대자보에는 4월26일부터 학소위가 학생들에게 제보 받은 각종 소수자 혐오 발언과 이에 대한 학소위 측의 입장이 담겼다.

  이처럼 학소위가 적극적인 공론화에 나선 데는 최근 학내에서 발생한 소수자 혐오 사건이 크게 작용했다. 학내 소수자 혐오 사건이란, 지난 4월26일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 소수자 혐오 발언이 담긴 다수의 익명 게시물이 작성돼 논란이 됐던 일을 말한다. 학소위 관계자는 “당시 한 학생이 메일 등으로 소수자 혐오 표현 사건을 제보해 신속한 대응을 요청했다”며 “학내에 만연한 소수자 혐오 문제에 통감해 입장서를 작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입장서 본문에서 학소위는 ‘퀴어혐오는 지능문제다’, ‘성범죄의 위험 때문에 성중립화장실은  안 된다’와 같이 제보된 혐오 발언 중 일부를 공개하고, 혐오 발언인 이유를 성소수자 혐오, 장애인 혐오 총 두 파트로 나눠 설명했다.

  이 중 ‘퀴어혐오는 지능문제’라는 말에 대해 학소위는 발화자가 장애인권을 비하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혐오 표현이라며, 위 발화는 지능과 두뇌의 정상성을 가정하고 그 정상상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비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대자보에 담긴 ‘내 인생 살기도 벅찬데 다른 이의 인권을 챙길 수 있냐’,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뿐인데 권력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거창하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남성이 여성의 문제를 ‘미처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젠더 권력인 것처럼, 다른 소수자의 권리를 ‘미처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권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소위는 누구도 완벽히 주변부거나 중심일 수 없다며, 모두가 있는 그대로 존재할 수 있는 이화를 만들어나가자며 입장서를 마무리 지었다.

  학소위는 ECC, 이화·포스코관(포관)을 포함한 8곳에 관련 대자보를 부착하고 학교 커뮤니티에 입장서를 게시했다.

  한편, 학소위 측은 학내 소수자 혐오 사건에서 있었던 혐오 발언 등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조언을 구할 예정이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수자 문제에 대한 담론의 장을 만들어나가는 등의 후속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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