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모여라, 이화동창’ 행사... 입학부터 졸업까지 추억속으로

▲ 2일 오후3시 ECC 이삼봉홀에서 대외협력처가 주관한 제1회 모여라 이화인 행사가 열려 졸업생 3명이 얼굴을 맞대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선모은 기자 monsikk@ewhain.net

  “저희 졸업생 일동은 오늘 하루 이화의 학생으로 돌아가 이화의 정신을 기억하며 배움에 정진하고 앞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자랑스러운 이화의 딸임을 잊지 않고 이화와 함께하는 든든한 동창이 될 것을 선서합니다.”

  2일 오전11시경, ECC 이삼봉홀에서는 때아닌 입학선서가 울려 퍼졌다. 대외협력처가 주최하는 ‘아주 특별한 홈커밍데이, 모여라! 이화동창’ 행사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화의 졸업생들이 하루 동안 학창시절을 다시 경험하며 새내기시절의 봄날을 체험해보고 동문끼리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도 마련됐다. 본 행사는 108명의 본교 졸업생들이 오전10시30분 입학식을 시작으로 채플, 추억의 학생식당, 교수 강연, 그리고 졸업식까지 하루 동안 이화에서의 4년을 체험해보는 형태로 진행됐다. 졸업생이 학번 제한 없이 홈커밍데이 형태로 모이는 동창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입학식은 매년 진행되는 새내기들의 입학식과 동일한 순서와 내용으로 진행됐다. 장윤재 교목실장의 개회 기도부터, 김혜숙 총장의 입학식사, 참가자 대표의 입학선서, 그리고 이화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교수중창단의 특별한 축하공연까지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새내기 시절, 설레던 입학식을 떠올리며 식에 참여했다.

  학생식당이 있는 생활환경대학관(생활관)은 많은 이화인들에게 끼니를 해결하던 건물로 기억되는 곳이다. 참가자들은 무용 채플을 관람한 후, 생활관 지하1층 학생식당에서 삼삼오오 모여 불고기 덮밥과 과일을 먹으면서 학창시절 굶주린 배를 달래기 위해 학생식당으로 향하던 시절을 추억했다.

  졸업생들은 학부 시절로 돌아가 생활관 식당에서 줄을 서며 식사를 기다렸다. 긴 줄 속 딸과 함께 온 졸업생도 있었다. 전낙영(심리·99년졸)씨는 “졸업 후에도 이화 선배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딸도 비슷한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했으면 했는데, 딸도 이번 행사에 관심을 보여 함께 참여했다”고 말했다.

  학부생의 하루에서 빠질 수 없는 건 단연 학교 강의다. 참가자 중 최저학번은 10학번으로, 대부분이 ECC가 지어지기 전 학교에 다녔다. 그 때문에 참가자들은 ECC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는다는 사실에 무엇보다 설레했다. 이들을 위해 김은실 교수(여성학과)와 최재천 교수(생명과학과)는 각각 ‘이화에서 온 여성들’, ‘아름다운 방황과 따뜻한 방목’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이는 지난겨울 대외협력처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체험하고 싶은 프로그램에 ‘교수님 원데이 클래스’가 최다 응답으로 기록된 점을 참고한 것이다.

  최 교수는 졸업생의 대부분이 자녀를 가진 부모라는 점을 참고해 4차 산업시대에 걸맞은 대학과 교육에 대해 강연했다. 이는 평소 이화의 교정 안에서 흔히 들을 수 없었던 오직 졸업생들만을 위한 특별한 강연이었다.

  딸과 함께 강연을 들은 전씨는 “고스펙을 쌓으며 자녀를 지치게 하는 것보다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어느 문이라도 열수 있는 마스터키에 비유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며 “딸도 느낀 점이 많아 함께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강연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입학식이 진행됐던 이삼봉홀로 돌아와 모두 까만 학사모를 쓰고 졸업식에 참여하며 재학생 시절의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최고학번인 81학번 최명애(사회·85년졸)씨 외 3명이 대표로 졸업장을 받았다.

  졸업식에서는 레크리에이션 형식으로 ‘이화인 우리들의 이야기’도 개최됐다. 동문인 대외협력처 김지연 대리의 진행과 힘찬 FM 구호로 시작된 이 시간 동안 동문은 마련된 테이블에서 학부 시절 이야기나 졸업 후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 중 양옥희(법학·90년졸)씨는 “나는 서지현 검사의 7년 후배”라며 “선배의 용기 있는 발언을 보며 이화를 위해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에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온 졸업생도 있었지만, 어머니와 온 졸업생도 있다. 선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궁금해 참여한 하해지(영문·16년졸)씨는 “나도 나름대로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더 자극받는 계기가 됐다”며 “우리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영원히 빛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함께 행사에 참여한 어머니 류순자(54·여·인천시 연수구)씨는 “딸이 학교에 가지는 자부심이 대단한데, 하루 동안 이화를 체험해보니 왜 그랬는지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대외협력처 김훈순 처장은 “졸업생들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좋아해 줘 다행”이라며 “성원에 힘입어 지속해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행사는 동창들이 모두 모여 교가를 부르고 다 함께 학사모를 던지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홍영미(사학·87년졸)씨는 “새내기시절 늦어 대강당 문이 닫히는 바람에 입학식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다시 체험할 수 있어 좋았고 재밌었다”며 “의미가 깊은 행사인 만큼 참가비를 조금 더 내더라도 행사의 규모가 조금 더 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본 행사를 위해 참가한 동창들이 낸 참가비 전액은 본교 재학생들을 지원하는 이화해피펀드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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