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교지 동의 없이 조예대 기사 유출 논란

  교지 발간 승인 전 절차에 대한 교지편집위원회(이화교지)와 학생처 학생지원팀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자치 언론은 외부의 사실 확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학생처는 이화 교지 발간 전 사실 확인을 빙자한 검열을 중단하십시오.”

  교내 학생자치언론 이화교지가 7일 오후2시15분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학생처의 이화교지에 대한 ‘발간전 검열사건’ 실태고발>의 일부다. 이 글에서 이화교지는 학교로부터 학생언론 및 학생자치에 대한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화교지의 설명에 따르면 5일 교지 발간 과정에서 학생지원팀에 넘긴 교지 96집 원고 일부인 <무너짐의 미학: 조형예술대학(조예대) 실태 고발>(<무너짐의 미학>)이 이화교지의 사전 동의 없이 조예대 행정실로 전달됐다. 이후 6일 김연정 조예대 부학장은 이화교지 측에 직접 전화해 해당 글이 조예대의 과거 문제를 위주로 담았으며, 현재 변화된 모습은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정을 요청했다. 
이화교지는 이러한 상황을 ‘학교 측의 교내 학생 자치언론 탄압’이라 비판하며 공문을 통해 학생지원팀에 발간 승인 전 절차를 중단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학생지원팀은 사전검열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보를 막기 위한 사실 확인 과정 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8일 학생처가 이화교지 측에 보낸 공문 <이화교지 96집 사전 검열 관련 공문에 대한 회신>에서 학생처는 “지금까지 교지에 대한 사전 검열을 한 적이 없다”며 ”오보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을 진행할 뿐” 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칙시행세칙 제44조에 따라 간행물 발행 및 배포 시 언론 출판의 일반 윤리를 준수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조예대에 원고를 전달한 행동에 대해서도 “사실 확인을 위한 검토 대상(<무너짐의 미학>)이 특정 단어나 일부 문장이 아닌 전체 기사의 문맥 가운데 연속돼 있고 사진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전문을 보내는 게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9일 오후5시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화교지 안선영 편집장은 “학생지원팀이 발간 전 원고를 보는 것 자체가 ‘검열’이라 생각한다”며 “조예대 측에 원고 전체를 넘겼다는 사실이 굉장히 불쾌하다”고 말했다. 또한, “검열의 여지를 만든 학생지원팀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했지만 아직 받지 못했다”며 “계속해서 사과를 요청할 것”이라 덧붙였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발간 승인 전 절차 유지 여부와 관련해 양측 모두 각자의 입장을 굽히고 있지 않는 상태다(9일 기준). 학생지원팀은 “이화 교지 관련 사항은 공문 외 의견이 따로없다”며 계속해서 절차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화교지 또한 “사전승인제도가 악용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해 제도유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폐지를 주장할 예정”이라 말했다.

  조예대 행정실에서는 교지 원고 내용의 시의성과 정당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낙후된 교육 환경 및 시설물에 대한 불만사항을 전달할 수는 있으나 이미 개선된 사항보다 문제점을 주목해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예대 측은 “게재된 사진 중 디자인학부 조형예술관C동 사진은 입시기간 중 고사장 세팅을 위해 일정 기간 특정 실기실에 짐을 쌓아둔 모습으로 독자가 평상 시 상황으로 오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사를 게재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화교지는 “2월 말부터 조예대 학생회, 총대본부와 함께 계속해서 메일을 주고받으며 사실 확인 과정을 거쳐 수정해온 부분이 있었다”며 “추가적으로 수정이 필요한 내용은 조예대 학생회 측에서 확인한 부분을 토대로 수정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열악한 시설과 지원에 대한 비중을 축소해달라는 조예대 측 요청은 수용할 수 없다”며 내용 구성은 처음대로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무너짐의 미학>은 작년 11월 조예대 간담회 전후로 드러난 문제점들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의 조예대 내 시설과 학생 지원 문제를 담은 글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