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되자 교정에도 이화인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긴 겨울 방학을 끝내고 돌아온 이화인들뿐 아니라, 이화에 첫발을 내디딘 18학번 새내기들도 학교 생활에 대해 기대감이 부풀 시기다. 빽빽하게 정해진 시간표에 맞춰 하루를 살아야 했던 고등학생 때와는 달리 대학에서 시간표를 스스로 짜다 보면 수업 중간마다 비는 ‘공강 시간’이 만들어진다. 학교 밖으로 나가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버리기는 아까운 공강 시간을 활용해 가볼 만한 의미 있는 교내 ‘핫 스팟’ 네 곳을 선정했다.

 

  학문관 생활도서관



▲ 학생문화관 242호에 위치한 학생자치 도서관 생활도서관(생도). 누구나 생도에서 도서를 열람할 수 있고 생도 회원은 도서를 대출할 수 있다. 이화선 기자 lskdjfg41902@ewhain.net 
 

  후문 쪽에 위치한 학생문화관(학문관)은 공강 시간을 보내기 좋은 장소다. 대부분의 중앙동아리 방(동방)이 모여 있어 동아리 활동을 하는 많은 이화인이 공강 시간에 학문관 동방을 찾는다.

  아직 학기 초라 동아리에 가입하지 못한 새내기들은 학문관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곳곳에 놓인 소파에 앉아 시간을 보내거나 새 학기를 맞아 1층에서 열리는 동아리 홍보 부스를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242호에 위치한 ‘이화생활도서관(생도)’을 한번 찾아가 보자.

  생도는 이화자치단위연합회 소속으로, 학생 운영위원들이 운영하는 학생자치 도서관이다. 밖에서 언뜻 보기와는 달리 안으로 들어가면 널찍한 공간에 자리한 책상과 소파, 그리고 약 3500권의 책이 학생들을 맞는다. 평일 오전11시부터 오후5시까지 운영하며 이화인이라면 누구나 생도의 책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생도 회원으로 가입하면 도서 대출도 가능하다.

  학문관에서 마땅히 사용할 공간이 부족했다면 생도 공간 대여 시스템도 이용해보자. 신청서를 작성하면 운영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팀플이나 소모임을 위한 공간대여도 가능하다.
 생도 학생운영위원 박수민(철학·16)씨는 “수업시간에 참고해야 할 도서나 인기 있는 페미니즘 도서 등은 중앙도서관에 이미 대출 중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생도에 들르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생운영위원 김지은(사회·16)씨는 “새내기를 비롯한 많은 이화인이 공강 시간에 생도에서 책과 함께 편한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며 “특히 생도에서는 매 학기 기획도서전을 주최하는데, 이번 학기에는 ‘나이 주의’와 ‘비인간 동물권’을 주제로 진행하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이화역사관



▲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이화가 변화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이화역사관. 이화역사관에 방문한 학생들이 역사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학교에 입학해 이화의 이모저모를 알아가기 전에, 학교의 역사에 대해 먼저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법학관을 따라 기숙사 가는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왼편에 한옥으로 지어진 ‘이화역사관’이 보인다.

  2006년 창립 120주년을 맞이해 이화학당 최초의 한옥교사 모습을 복원해 지어진 이화역사관은 학교의 역사를 시대 순으로 보여주는 상설전시실과 매년 주제를 달리해 꾸며지는 기획전시실로 이뤄져 있다. 현재는 ‘아날로그 시대의 이화인들:1960년대, 입학에서 졸업까지’라는 주제로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다.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 방식이 익숙했던 반세기 전 이화의 모습이 지금과는 어떻게 다른지 살펴볼 수 있다.

  이화역사관은 ‘1학년 세미나’ 과목과 연계해 매년 새내기의 30~40% 정도가 수업을 통해 이곳을 다녀간다. 하지만 수업시간이 아닌 공강 시간을 이용해 방문하면 조용하고 아늑한 역사관의 정취를 더욱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전시실을 관람하면서 ‘편지방’에 들러 짧은 편지도 작성해보자. 이화에 대한 기억이나 전시실 관람기, 내게 쓰는 편지 등 어떤 내용을 써도 좋다. 작성된 편지는 이화역사관에서 이화 역사의 한 페이지로 보관하게 된다.

  역사관을 좀 더 제대로 둘러보고 싶다면 ‘도슨트 전시 설명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15분과 30분 설명 중에서 선택도 가능하다. 특히 새내기들은 재학생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서 역사관에 대한 정보 외에 학교생활에 대한 조언도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이화역사관 신승인 연구원은 “이화역사관의 전체 방문객 중 40%가 재학생일 정도로 학생들이 공강 시간을 이용해 많이 찾아오는 편”이라며 “특히 봄이 되면 소나무와 물푸레나무로 지어진 역사관에서 나무 향기를 느낄 수 있어 공강 시간을 ‘힐링’하며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중앙도서관 시청각 자료실



▲ 중앙도서관 1층 시청각자료실에서 시청각자료를 이용하고 있는 재학생들. 해당 자료는 신청서를 작성하고 학생증을 맡긴 후 시청각자료실 내 좌석에서 시청할 수 있다. 선모은 기자 monsikk@ewhain.net 
 

  비교적 짧은 공강 시간을 도서관과 역사관에서 보냈다면, 일명 ‘우주 공강’이라 불리는 긴 공강 시간은 영화 한 편 감상하며 보내는 게 어떨까?

  중앙도서관 시청각 자료실은 재학생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교내 장소 중 하나다. 도서관 1층에 위치한 시청각자료실에서는 항상 많은 이화인이 혼자 또는 여럿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1인석과 2인실, 6인실, 그리고 그룹시청실인 20인실이 있는 시청각 자료실은 영화를 보며 편히 쉴 수 있는 장소라 많을 땐 하루 평균 300명 이상의 학생이 방문하기도 한다. 자리가 만석일 때는 문밖에서 대기하는 학생들도 종종 보인다.

  시청각 자료실 소장 자료는 데스크에서 ‘시청각자료 관내 이용 신청서’를 작성하고 학생증을 맡긴 후 자료와 좌석을 배정받아 이용할 수 있다. 시청각 자료실에 미리 전화를 하면 원하는 영화와 좌석을 예약해 주기도 한다.

  이렇듯 시청각 자료실이 지금은 중앙도서관 안의 작은 영화관이 됐지만, 처음부터 영화 관람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은 아니다. 시청각 자료실 왼쪽에 위치한 ‘마이크로필름 리더기’는 과거 디지털 기기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 각종 정보를 마이크로필름에 작게 축소하고 출력했던 장치다. 과거 학생들은 시청각 자료실에서 이 마이크로필름을 이용해 학위논문, 정기간행물 등을 열람했다. 현재는 고서를 열람할 때 많이 이용되고 있다.

  중앙도서관 조성숙 과장은 “이화인이라면 누구든지 중앙도서관 시청각 자료실에 부담 없이 방문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며 “혼자 오거나 친구들과 함께 와서 시청각 자료실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트하우스 모모



▲ ECC에 있는 예술 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현재 상영중인 영화부터 고전 예술 영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 영화들을 관람할 수 있다. 우아현 기자 wah97@naver.com 

 

  중앙도서관 시청각실에서 간단히 DVD를 감상할 수 있다면, 교내에서 정식 영화관을 방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ECC 지하 4층 3번 게이트로 들어서면 예술 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모모)>가 자리하고 있다.

  모모는 2008년 8월5일 국내 최초로 대학 안에서 운영을 시작한 예술 영화관이다. 예술 영화관인 만큼 멀티플렉스 영화관과는 달리 가치와 의미가 있는 전 세계의 다양한 예술 영화를 위주로 상영하고 있다.

  아날로그 감성도 빼놓을 수 없다. 요즘 대부분 영화관은 영수증 티켓을 발급하지만, 모모는 관객의 즐거움을 위해 영화의 한 장면으로 디자인한 종이 티켓을 제공한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자신의 감상을 간략히 적을 수 있는 방명록 ‘Mo, ment’도 모모의 또 다른 매력이다.

  본교 재학생은 영화 티켓 구매 시 천 원 할인이 적용된다. 또 재학생을 위한 문화의 날로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인 ‘이화 데이’도 신설됐다. 교내 영화동아리 ‘이화 시네마떼끄’와 함께 영화를 선정하고, 상영작으로 선정된 영화는 6천원에 관람이 가능하다.

  대사관과 연계해 개최되는 다양한 나라별 영화제와 ‘서울국제건축 영화제’, ‘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국경없는영화제’등도 열려 관객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영화도 모모를 통해 만날 수 있다.

  기획실 유성희 대리는 “아트하우스 모모가 학생들에게 예술 영화를 통해 다양한 의식을 성장시킬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교내에 자리한 영화관인 만큼 이화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 중이니 ‘이화 데이’와 모모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영화제 및 기획전을 통해 모모를 친근하게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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