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진 학생] 최연소 피겨 해설위원으로 변신하다 "은퇴 후 피겨 매력 전달에 주력"
[김해진 학생] 최연소 피겨 해설위원으로 변신하다 "은퇴 후 피겨 매력 전달에 주력"
  • 김승희 기자
  • 승인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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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해설위원 김해진 학생 선모은 기자 monaikk@ewhain.net

  “선수시절에는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면, 이제는 감동을 ‘전달’하는 해설위원이 될래요.”

  4년 전 소치 동계올림픽을 마지막 무대로 올해 1월 피겨스케이팅(피겨) 선수생활을 은퇴한 김해진(체육·16)씨는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MBC 피겨 해설위원을 맡게 됐다. 7세부터 22세까지, 인생 대부분을 함께 해온 피겨는 이제 그를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최다빈 선수가 연기를 마치는 순간 참았던 눈물을 터뜨린 그는 진심이 담긴 해설로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오랜 기간 선수생활을 했던 그였기에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노력을 누구보다 잘 헤아린 게 아닐까. 새로운 변신에 성공한 김씨를 2월1일 상암MBC에서 만났다.

  은퇴한 지 약 한 달이 됐지만 해설위원 준비로 바빠 아직도 은퇴가 실감나지 않는다. 바쁜 생활로 지칠 만도 한데 싱그러운 에너지가 넘치는 김씨였다. “은퇴를 하게 되면 우울하고 허전해질 줄 알았는데 바로 해설위원으로 출퇴근 하다 보니 선수 때보다 더 바쁜 것 같기도 해요. 은퇴 후 희망사항이 알람을 안 맞추고 자보는 것이었는데 딱 하루밖에 못했네요.(웃음)”

  작년부터 안무가로도 활동한 김씨는 지난해 5월 MBC로부터 해설위원 제안을 받았다. 당시 선수생활 중이었기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현실적으로 올림픽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후 해설위원을 준비했다. “소치 동계올림픽 등 다양한 피겨 시합 영상을 보며 리허설을 했어요. 특히 올림픽중계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니 긴장을 풀기 위해 일부러 생방송을 보며 연습하기도 했죠.”

  그렇게 최연소 해설위원으로 발탁된 그는 어떻게 하면 관중들에게 더 쉽게 피겨를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 피겨는 표현력과 기술적인 부분이 모두 중요한 종목이기 때문에 최대한 구체적인 해설을 제공하면서도 시청자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어린 나이에도 선수, 안무가, 해설위원까지 다양한 활동을 해온 김씨는 이화여대 학생으로도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 올해 3학년에 진학하는 그는 1, 2학년 때 학교생활과 선수 생활을 병행하느라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화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운동을 하면서 공부를 놓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운동의 결과에만 치중하지 않는 이화여대가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좋다고 생각해 입시에서도 본교에만 지원했다.

  학교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이화를 향한 애정이 묻어났다. 그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선물해 준 교수님들도 있다. 이화에 처음 입학해 들은 교양 수업인 이지애 교수의 ‘논리와 사고’는 은퇴 등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던 그가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줬다. 특히 당시 교내 부정입학 사건으로 인해 특기생들을 향한 시선이 부정적일 때 이 교수가 그에게 건넨 따뜻한 격려와 응원의 말들은 아직도 그의 가슴 깊이 남아있다.

  이야기 내내 올라가는 입꼬리는 그가 학교에 대해 얼마나 긍정적인 기억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줬다. 그가 꼽은 이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가치는 바로 ‘따뜻함’이었다. ‘이화여대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라고 바라보는 외부시선과 달리 이화인들만의 따뜻함이 있다고 말한다. “가족들끼리 가식적으로 굴진 않잖아요. 밖에서 보기에는 서로 무심해보일 수 있는데 오히려 보이지 않는 유대감으로 서로에게 의지하는 학교 분위기가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앞으로 학교생활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예정이다. 최근 피겨라는 종목에 국한되지 않고 넓은 관점에서 스포츠를 다루고 응용할 수 있는 스포츠 심리학 등에 관심이 많아졌다. “제 나이에 딱 한 가지 진로를 정하고 출발하고 싶진 않아요. 제가 가진 가능성의 범위를 모두 열어놓고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려 합니다.”

  김씨는 자신의 이름에 담긴 한자처럼 바다(海)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사람들이 ‘바다 가고 싶다’라고 말할 때 떠올리는 바다의 이미지처럼 바라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바다같이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는 앞으로도 그가 꿈꾸던 행복한 스케이터의 연장선에서 피겨의 매력과 행복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해설위원이 되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