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의 범위 확장하려면 열린 마음 필요

  이 주 전, 오준 전 유엔(UN) 대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오준 전 유엔 대사는 2014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북한 인권에 관련된 연설을 해 큰 이슈가 된 인물이다.

  만나면 북한 인권 연설에 대해, 사회적 약자에 관해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만나서 어떤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지 고민이었다.

  이런 고민을 안고, 그를 ‘사랑의 달팽이’ 사무실에서 만났다. 처음 들어본 이름이라 검색해보니 청각장애인들에게 인공달팽이관 수술 등을 지원해주는 비영리 단체였다. 오준 전 대사는 이곳에서 활동 중이다. 사랑의 달팽이 외에도 그는 다양한 단체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이렇게도 활용할 수 있구나 하는 마음에 신기했다.

  오준 전 유엔 대사와 만나 국제기구, 여성, 북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열린 마음’에 대한 이야기는 가장 직접적으로 현재 생활과 관련있어 기억에 남아 있다.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때나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을 이해하는 바탕인 열린 마음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에게는 편안함을 느끼는 각자만의 범위가 존재한다. 대체로 성격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지낼 때,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할 때 편안함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불편함을 느끼는 범위는 사람마다 다르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편한 사람이 있고 반대로 그런 상황이 불편한 사람이 있다. 전자가 후자보다 편안함을 느끼는 범위가 넓다고 할 수 있다.

  편안한 범위는 경험해본 적 없는 곳에 발을 내디뎌야 비로소 넓어진다. ‘게임을 할 때만 편안해’처럼 편안함의 범위가 좁으면 해외는커녕 국내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 힘들다고 한다. 오준 전 대사는 열린 마음을 가지려면 편안한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언제나 어려운 과제였다. 언젠가는 ‘여기에 도전하는 것이 주제넘은 일은 아닐까’ 생각하며 지레 포기한 적도 있었다.

  이런 심경을 이야기하자 오준 전 대사는 ‘탐구는 항상 옳다’는 문구를 소개해줬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라며 새로운 시도는 항상 옳으니 다른 생각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해보기도 전에 옳은지 그른지 따질 필요도 없다면서 말이다.

  새로운 시도를 하라고 격려 받으니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새로운 도전을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간질거리기도 했다. 오준 전 대사와의 만남은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 뒤에서 부드럽게 등을 밀어주는 것처럼, 새로운 도전을 다시 한번 다짐해볼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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