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대 최초로 간담회 개최, 학생 측 “여전히 불만족”

▲ 16일 오후5시 국제교육관 LG 컨벤션홀에서 ‘조예대 학생들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오후7시까지 예정됐던 간담회는 학생들의 열띤 질의로 오후8시까지 이어졌다.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조형예술대학(조예대)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16일 관련 사안 해결을 위한 간담회가 개최됐다. 간담회에서는 열악한 시설 개선부터 장부 공개까지 다양한 사안이 논의됐으나 학생 측과 교수 측 의견이 좁혀진 부분은 없었다.

 

열악한 시설 및 공간 개선 요구… 교수 측 “최선을 다하고 있다”

  조예대 학생 측은 생활하며 사용하는 기본적인 시설조차 수리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학생들이 제출한 질문지에 따르면 조형예술관 A동 114호, 목조실, 야외 실기실 등에는 난방 시설이 없다. 금속조는 난방시설이 있지만 석유가 없어 실질적으로 난방이 되지 않는다.

  조예대 교수 측은 난방에 대해서는 “익명의 사람이 계속 쓰다 보니 난방 기계 수명의 1/3도 채 사용하지 못한다”며 “고칠 수 있는 부분이면 고치겠다”고 응답했다.

  단순 시설 뿐 아니라 작업 및 휴게 공간 또한 부족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패션디자인학과(패디)에서 작성한 질문지에는 “현재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함께 과실을 쓰고 마네킹 및 재봉틀이 너무 많아 한 곳에 몰려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한 “개인 작업대와 과실은 전용 수업이 없는 건물에는 아예 없다”며 “작업대 및 과실을 더 만들 계획은 없는가”라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교수 측에서는 “조예대의 경우 본인의 지정 자리가 있다”며 “현재 실기실도 없는 상황에서 과실을 만든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답했다. 다만 지정 자리가 존재하지 않는 패디는 과실을 확보할 때까지 당분간 조형예술관 C동 라운지를 이용해줬으면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한편 교수 측은 현재 공간 확보를 위해 조형예술관 A동과 C동을 잇는 브릿지 건설을 기획처에 제안해 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브릿지가 건설되면 약 50평의 공간이 확보된다. 교수 측에서는 “단기간 내에 현실적으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 “장부 공개 원해” vs 교수 측 “예산 공지는 어려워”

  학생 측은 미비한 공간 시설 및 부족한 재료비 지원 등을 지적하며 등록금의 행방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등록금의 출처에 대해 알 권리가 있고 모든 예산을 투명하게 알고 싶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장부를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재무처에 항목별로 문의할 수 있는데 이를 알려주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는 예산 공개에 대해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재무처에서 계산 복잡성 등을 이유로 알려주지 않아 조예대 측에서 확인할 도리가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자체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예대 최초로 개최된 이번 간담회는 약 3시간 동안 진행돼 당초 예정된 2시간을 훌쩍 넘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여전히 간담회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A씨는 “이번 간담회는 과열된 분위기를 무마시키기 위한 일종의 기자회견 같았다”며 “겉보기식 건물 증축이 아닌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변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조예대에 재학 중인 B씨는 “우리는 눈에 보이고 정당한 변화를 원한다”며 “녹물로 양치하고 싶지 않고, 작품을 놓을 장소가 있으면 좋겠고, 무거운 재료를 지고 오가는 3시간의 통학이 버겁고, 난방이 되는 실기실에서 작업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수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작품을 꽃피워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는 전통이 아닌 악습이며 교수의 방관에 대한 결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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